사과맥주 [1088100] · MS 2021 · 쪽지

2022-08-18 22:47:28
조회수 9,407

곧 밝은 날이 올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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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up at the stars.  

(시궁창 속 우리네 인생이지만,

그래도 우리 중에 누군가는 별을 바라본다오.)” 

- 오스카 와일드, 희곡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 中 -

 



안녕! 안녕하세요 여러분 - 


떠난다면서도 하루에 한두 마디씩 


댓글로 조잘조잘 떠들고 있는 엄마게이에요




이제 9월 평가원(올해는 8월 평가원이라면서요? ^^)이 2주 남았지요?


마음으로는 수도 없이 여러분을 응원하고 있지만.




여기 오르비에는, 이미 작년에 엄청난 업적을 이루신 분들도 많고


또 여러분들이 의지만 있다면, 어느 과목이든 고품질의 칼럼도 얼마든지 얻으실 수 있고


또 따뜻한 응원글도 얼마든지 찾아 읽으실 수 있고, 그러니까


사실은 제가 여기에 한 마디 더 얹어 보았자


응원이라기보다는 잔소리에 더 가까울 수도 있지만요 - 




그렇지만, 지금처럼 덥고 축축하고 지치는 밤이면


문득 집으로 혼자 돌아오는 길에


그런 생각이 들 수도 있으니까요.


이렇게 계속 고생해 봤자, 좋은 날이 오기는 하는 걸까 - 


젊디젊은 내 인생이, 딱딱한 의자와 차가운 책상 사이에 끼인 채로


끝날지도 모른다는 두려운 생각이 들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쑥스럽지만, 부디 힘내시라는 그 쉬운 말을 하고 싶어서


그냥 글을 써 보는 거에요.

저도 그 시궁창 속에 있어 보았다고,


그런데, 시궁창인 줄도 모르고 그저 허우적 허우적대며


앞으로 나아갔더니


어느새 파아란 하늘에 별이 보이더라고


아니, 어느 순간에


제가 그 별이 되어 있었더라고…




15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돌이켜 보아도


그 시절이 얼마나 힘들었는지가, 아직도 생생하답니다.


저번에 수분감을 풀어 보다가, 제가 수능 때 틀렸던 문제를 봤을 때


아직도 가슴 한쪽이 꾹 누르듯이 답답해지는 걸 보면


어쩌면 수험생활이라는 건 평생 지워지지 않는 PTSD 같은 것일지도 몰라요.


그 괴로움을 알기에, 지금 이 나이가 되도록


조금씩이나마 시간을 덜어서.. 함께 공부하며


마음속으로 기도하는 거랍니다


이 고생의 끝에, 분명 달콤한 결과가 있으리라는 걸


여러분이 알아주기를


그러니, 이 고생도 너무 힘들게만 생각하지 말고


조금만 참고 견뎌 주기를




그리하여


다가오는 8월의 마지막 날, 여러분 하나하나가 찬란한 별이 되기를


아니, 만약 그 때까지 준비가 되지 못했다면


늦게 11월에라도 떠오르는 별이 되기를 말이에요…!




대한민국에 수능 준비하는 학생들은 모두 제 아가처럼 안타깝고 사랑스럽답니다.


부디 8월에, 그리고 11월에 - 각자의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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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가 이런 글을 남기는 건요, 보통 아가들을 만나고 나서


마음이 센치해질 때랍니다 ㅋㅋㅋ


오늘 후배들을 만나서 다가오는 9평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했는데,


그 때 한 아가가 해 준 말이 너무 마음에 좋았거든요.


- 언니, 언니가 6월에 시험 치러 와 주셔서 좋았던 게 뭔지 알아요?


전 사실 올해 그냥 모의고사는 안 보고 수능만 딱 보러 올라고 했거든요.


졸업했는데 다시 학교에 오는 것도 꺼려지고, 모의고사의 그 중압감이 싫기도 하고.


근데, 언니도 같이 시험을 치겠다고 하니까


이 시험이 그렇게 끔찍하지만은 않게 느껴지는 거에요.


아, 이 공부를 진심 좋아서 하는 게 가능하긴 한 거구나! 싶기도 하고요


그래서 언니가 시험 본다고 했을 때 저도 그냥 접수했어요. ㅎㅎ




이 말을 듣고, 아가들과 함께 공부하는 제 마음이


오롯이 전달된 것 같아 행복했어요.





사실 제 주변 사람들도 맨날 놀리거든요


나중에 대치동에서 1타 강사님이라도 될 거 아니면 이건 완전히 시간낭비라고 ㅎㅎㅎ...


어쩌면 맞는 말일지도 몰라요


주식이나 부동산 공부를 해서 돈을 벌어도 되고,


남는 시간에 여행이라도 훌쩍 다녀와도 되고,


하다못해 그냥 육아에 지친 몸을 일찍 눕혀도 되겠지만




그렇지만, 누군가가 제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아 주시는 게 너무 뿌듯하거든요.


“한 사람의 인생을 구함은 세상을 구함이다”


제가 일할 때 항상 마음에 담아 두는 경구 중에 하나인데,


정말 여기 계신 분들 중에 한두 분만이라도


"저 할매 공부하는 거 보고 자극받아서 성적 올랐다(이중차분법으로 증명가능)"라고 해 주신다면


그런 영광도 없으니까요 ^^





으아아아 근데 사실 제가 쓰고 싶었던 글은 이런 응원글이 아니에요오오


저는 9월 전에 꼭 뭐라도 도움될 만한 칼럼을 써보고싶었는데...!


지금 수준에서 수험생 분들께 이래라저래라 할 수가 없어서 그냥 자야겠어요




요새 애기 껴안고 자는 거 짱좋아요. 애기들은 정수리 냄새도 이쁜 거 알아요? 걸어다니는 천연방향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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