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 어떻게 풀어야 하지?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70951000
채만식 미스터 방.pdf
안녕하세요. 퍼런입니다.
학생들 위해 다른 글들 쓰다가 지운 것도 있는데 문학 물어보는 글들이 종종 있었던 것 같아서 다뤄보려고 합니다.
비문학 칼럼과 마찬가지 올해에 지도했던 학생들 중 한명에게서 질문 받았던 지문 일부 발췌하여 짤막하게 소개하고 관련해서 어떻게 문제를 풀면 좋을지 적어드리려고요. 읽으셨다는 전제 하에 일부 내용 발췌하는 식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과외 수업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해설해드리려는 건 아니고 그냥 국어 잘하는 사람이 실전적으로 어떤 정보들에 주목하는지 벤치마킹하는 식으로 읽어보시면 좋습니다. 이전 칼럼에 비해 짧을 거에요.
적어드리는 내용은 제가 설명하면서 풀어서 이렇게 적는 거지, 읽을 때는 집약적으로 직관적으로 한순간에 인지되는 정보들입니다.
아래 내용 읽기 전에 첨부된 지문 및 문제 읽어보시고 간단히 짚어보시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설명 읽고 나서 지문 보면 확증 편향만 하게 되니깐요.
[지문] : 2023 고3 6월 모의고사_채만식, <미스터 방>
(1) 지문 시작해보기 :
(2) 독해 전략 : 소설과 관련해 그려지는 일반적인 정보들에 주목해보기
앞선 칼럼에서 다뤘던 비문학과 근대(일반적으로 현대로 지칭)소설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는 일반적인 특징을 생각해보시면 (앞부분의 줄거리)를 통해서 글이 전개될 수 있는 방향을 예고합니다.
일반적으로 한국 최초의 근대소설로는 1917년 연재된 이광수의 무정이 언급됩니다. 사회 참여적인 문학이 아닌 순수 문학이 당시에도 나타나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교과서 문학에 수록되어있는 작품들을 살펴보면 시대상을 반영하는 참여문학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시대상에 대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설과 관련해 그려지는 일반적인 정보들을 확인할 수 있겠군요?
이러한 내용들이 주로 [앞부분의 줄거리]에 반영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짧지만 눈여겨볼 필요가 있는 정보겠군요.
해방 직후 : 일제강점기 직후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 혼란스러운 사회상이겠구나
부정 축재 : 아하 이러한 배경에서 한몫 챙기려고 하는 부정적인 인물이구나
백주사가 진작부터 벼르던 이야기가 뭘까요? 검은색 볼드 처리가 있으니 독해하면서 이게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더라도 문제에서 어떤 판단 준거를 주겠군요. 우선 그 판단 준거들을 확인하기에 앞서 백 주사가 부정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라고는 추측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관련 문제로 넘어가보죠.
31번 문제에서 요구하는 건 [앞부분의 줄거리]에서 그려지는 백 주사의 부정적인 모습을 전제로 해서 [A]~[E]에 접근할 것을 요구하고 있군요.
느낌이 조금 오시나요? 우선 기본적으로 <보기> 문제를 접했을 때 추상적이고 애매하다는 느낌이 있으면 소설의 정보 중 머릿속에서 제대로 습득하거나 정리하지 못한 정보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겁니다. 문제를 통해 작품을 파악해가는 것도 있지만 조금 더 선명하게 풀기 위해서는 작품 자체만으로도 습득하는 정보들도 필요합니다.
문제만 보고 소설 내용을 일대일로 매칭하여 푸려고 하는 학생들이 보통 무슨 말인지는 모르겠으나 문제는 풀렸다는 말을 합니다. 이제 그런 경우에 소설 지문에 추론 감상 문제의 비중이 높아지면 확신을 갖지 못하고 풀고 또 틀리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3) 소설 내용은 그렇다 치고 : 보기는 어떻게 읽어야 하는 건데요?
네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보기> 내용을 얼마나 선명하게 읽으셨는지 저도 궁금한데요.
초록색 : 문학적 표현 기법
분홍색 : 표현의 효과
입니다. 선지 판단을 위한 본문 독해 및 감상에 있어서 분홍색 여부만을 가지고 고민하고 있는 선지가 있었다면 <보기>에 제시된 정보들을 문제 판단을 위해 잘못 사용하고 있는 겁니다.
또 <보기> 형태의 짧은 정보 제시글들을 주로 안긴 문장의 형태로 정보를 압축적으로 제시합니다.
ㄱ, ㄴ, ㄷ으로 제가 표시한 내용들을 구분하지 않고 어느 하나를 깜빡하고 머릿속의 선지 판단 기준에서 지워버린 다음에 자의적 판단을 하고 계시지는 않았나요?
어떻게 문학(소설)에 대해 접근하고 계시는지 궁금하네요.
비문학에서도 마찬가지지만 저는 주어진 정보들을 어떻게 처리하고 적용하는지에 따라 실력이 결정되는 부분이 있다고 보아서 글을 어떻게 읽었는지 학생한테 질문하고 생각없이 문자정보로만 처리하게 되는 부분들을 짚은 다음에 보완 자료를 제공해주는 식으로 학습이 이루어지게 하는 편입니다.
댓글이나 팔로우 환영합니다. 사소한 질문들도 좋아요.
+
긴 내용의 칼럼이 많은 수요가 없다는 걸 알고 저도 다른 자료 제작하거나 개인적인 공부하는 것도 바쁘지만 이렇게 적어보는 것도 또 재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전에 작성한 비문학 칼럼은 많은 분들이 읽어주셔서 감사하네요.
공부법 관련해서 문의가 몇개 있었는데
1. 인강이나 학원 커리큘럼 따라가고 계시면 지금 하시는 거 쭉 가고 계시면 좋을 것 같아요.
2. 독학하시는 분들은 시중 문제집 풀며 본인에게 부족한 개념 파트 보충하면서 오답 사고 교정하는 공부 계속 해가시길 권하고요.
3. 수험기간 동안 1,2를 주기적으로 하셨는데 근본적인 개선이 안되는 것 같으면 일방향식 강의를 통한 학습이나 컨텐츠 부족 문제가 아니라 더 명시적으로 짚어주는 것들이 필요하기에 이럴 때는 과외를 추천합니다.
오르비에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한 질문들 던지는 게 계속되면 수험생활에 좋지 않습니다.
마음 건강 잘 챙기시고 올 한해 잘 마무리하시길 바랍니다 :)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경북치 6
아니 갑자기 마감 3시간 전에 경북치 표본이 13개가 위로 들어왔어요 13개 다...
-
나는 시간 약속 3
무조건 15분 전에 도착하는데 몇 명 빼고는 다들 정시 +5분 기본이노…. 나도...
-
안돌았다고 들었는대 맞나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ㅜ..? 잘몰라서
-
좋다!!! 기분좋다!!!
-
이거 3번 그냥 보고 웃으라고 브레턴우즈 기출 넣은 건데 왜 사회 풍자가 되고 있지..?
-
국수영 5등급 노베라 지금은 국수에 집중해야되서 그런데 사탐은 언제쯤부터 시작하는게...
-
실화라는거임
-
535 2
하나라도 충원돼라
-
올해는 물1화1했고 국어는 백분위 98~99고정으로나오고 수학은 1등급대 정도...
-
원서 끗 2
제발 스나 붙어라
-
상체할까하체할까 4
고민이되는저녁이구나
-
맞죠???
-
"물수능"
-
펑과 경쟁률 3
지금까지 펑낫던.학과/학교들은 대부분 경쟁률이 낮았나요?
-
선착순 한명 5
짤하나 드림
-
올1하고싶다 2
크아아
-
내 사주 7
우리집 4인가족인데 내가 제일 잘 풀린다했음요 (아싸~) 근데 미래에 제가 손에...
-
언매 보신 수능선배님들 13
언매 콘텐츠나 문제집(N제) 추천해주세요!! 주기적으로 해야 뭔가 감이 안 떨어질...
-
어문 계열이어도? 진짜 몰라서 물어봄. +) 외대 이름 때문에 어문은 뭔가 높을...
-
3합 12 0
접수완료
-
골라서대학가는거지 근데컨설팅에서가망없다해서슬펏고
-
60인가? 걍 그 돈으로 현역 냥의를 산거라 쳐야겠다 설마 냥의도 못붙으면 ㅋㅋ
-
서울대는 뛰어들 필요성 자체가 없긴 하지만,,,, 그동안 중앙대가 혼자 재미보다가...
-
선착순 44
1등 1000덕 2-4등까지 이미지 써드림 5-6등 꽝 7등 1000덕
-
1찍남 기상 0
1찍 일어나는 남자
-
아 잠만 씨발 깜빡하고 메가대성 둘다 모의지원 안했는데 6
환급 해줌??? ㅅㅂ
-
금수, 저입니다
-
고1꺼도 거의 안 해서 6등급 나왔는데 고 2 수학 공부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요...
-
ㅈㄱㄴ
-
결국 쫄튀함 0
IT계열이랑 물리학과랑 끝까지 째다가 결국 안전하게 물리학과 넣었네요...ㅠ 물리...
-
12:00업뎃 기준 지금 2점대 인데 갑자기 확 높아질 가능성이 있을까요?
-
아~ 나 3합하겠네 24
ㅋㅋ
-
대성 수학 강사중에 커리에 유형문제집있는 분 없나요.. 3
수학 인강 고르고 있는데 전부 커리가 개념 다음 실전개념적용 이더라고요... 시중에...
-
경쟁률 업데이트는 오늘 12시 마감이고 원서 접수는 18시 마감인데 이럼 마지막...
-
원서접수 끝나신 분들 제발 한 번만 봐주세요 ㅠㅠㅠㅠ 총 13명 뽑는 과이구요...
-
원서 써버렸다 0
돌고 돌아 인아숭
-
제선택이 폭을만드는건아니겠죠? 5칸끝자락정도였는데 원래넣을생각이었는데 귀찮아서 실지원은안하고있던건데
-
서울과기대 로고인데 뭐가 더 예쁜가요? 1번 (현)메인 로고 2번 (구)메인 로고
-
알텍vs스블 0
이번에 미적 2(22,28,29,30)나왓고 풀커리는 김범준탈거같은데 스블할가요...
-
집 가까운데
-
어어….안된다 수업좀해주세요
-
서울대 1단계 2
서울대 정시 1단계는 그냥 수능성적순으로 자르는건가요?
-
나중에 지원자 수 까봤는데 진학사 실지원보다 훨씬 많으면 폭인가요? 4
빵인가요? 상관 없고 사람들 표본 봐야 알 수 있나요? ㅠㅠ
-
제 레어사실분 2
레어 중에 2번째와 3번째를 사실분 구해요
-
흠
-
궁금해서 그런데 수시원서는 왜 6장이고 정시는 왜 3장인가요 2
심지어 정시는 가나다군도 있는데…
-
내 모교 설대 10명씩은보내는 갓반곤데 왜 표편 개크지
-
접수번호 이거 인원 수 맞죠? 하....
-
중대 다군 6칸 1
거의 붙는 걸로 보나요..? 소프트 773.78 실등수 100등이고 6칸..
-
ㄱㄱ
빠르다..
내공이 느껴지는 칼럼이네요
문학 본문 읽는 속도가 많이 느립니다 (특히 고전소설)
문제를 다 풀고 작품을 여러번 읽어보는게 도움이 될까요?
그리고 문학 본문은 어떻게 분석하는게 좋을까요
음 칼럼 읽으면서는 어떠셨어요?
비슷하게 읽는데 차이점이 있다면 본문을 읽다가 이게 문제에 나오겠지?를 지나치게 고민하는거같습니다
중요한 내용이 아니더라도말이죠
정보의 경중을 따지지 못하겠어요 ㅜ
제 생각엔 소설 읽기 속도가 느리면 보통 세가지 입니다.
1. 기본적으로 읽기 능력 자체가 낮은 경우
2. 특정 표현이나 전개 방식들이 낯선 경우 ex) 환몽, 적강 모티프 등을 모르는 경우
3. 1,2에 해당하지는 않는데, 성적 정체 구간 등이 와서 인강 등을 통해 학습하면서 어떤 방법론적 독해를 하려다 보니까 오히려 막힌 경우
그렇다면
1 : 문학/비문학 가리지 않고 많이 읽는 수밖에 없습니다
2 : 관련된 개념 등을 학습하는 것이 필요함. 근데 현역이시면 제 생각에 내신 과목에서 다루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3 : 제가 본문에 적은 3이랑 비슷한 케이스이기도 한데, 이 경우에는 학원이나 인강이 오히려 독일 수도 있어요. 개념 주입만 되고 체화가 안되는 게 반복될 수 있어서요. 학습 방법을 바꾸기에 앞서서 일단 그냥 별 생각없이 문제좀 풀어보는게 오히려 필요합니다.
일단 이 정도로 생각이 들긴 하네요.
그리고 어떻게 보면 비슷하게 읽는다고 하셨지만
저는 저 내용들을 한꺼번에 그렇게 크게 의식적으로 설명하듯이 고민하는 게 아니라 직관적으로 집약적으로 인식한다고 본문에도 적었잖아요?
그 차이가 어디에 있을지 한번 스스로 생각해보시면 좋아요. 사실 저도 그냥 더 이해하기 쉽게 말씀드릴 수는 있는데 이걸 고민해보는 게 중요하긴 합니다.
조언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