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님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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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이 다가올 즈음의 쌀쌀한 바람이 느껴져서 문득 오르비를 들어와보니 시험이 벌써 3일 남았네요. 누가 볼지는 모르겠지만..잠깐 하고싶은 말을 적어봤어요.
물론 “3일이나 남았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담담히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을 헤아리며 결전의 날을 준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않을까 싶어요.
저는 수능을 두 번 봤는데, 두번 다 몹시 떨렸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면 그건 ‘긴장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였던 것 같아요.
어떻게 안 떨겠어요. 전 두 번째 수능 시험 당일, 버스에서 내리며
다리가 후들거려서 넘어질 뻔 했을 정도였어요. 첫 수능도 아니고 두 번째 수능이었는데도 말이죠. 다들 재수는 그렇게 긴장이 되진 않는다고 하더니만, 오히려 더 떨리는 거 있죠…
첫 수능 때에는 전날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잤어요.
“내가 수능을 본다니”
믿기지도 않았고,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았으니까요.
그렇게 하루종일 벌벌 떨다가 시험을 망쳤고, 자연스럽게 재수의 길로 접어들었죠.
두 번째 수능의 떨림은 사뭇 달랐는데, 아무것도 못 하고 허탈하게 집에 돌아온 첫 수능의 실패의 역사가 반복될까 너무 두려웠거든요. 이번이 마지막 도전이라고 달려온만큼, 너무너무 떨렸어요. 수학이 끝나고 점심도 많이 못 먹었죠.
오히려 두 번째 수능 때 더 떨었으면 떨었지 덜 긴장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원하던 대학에 안정적으로 합격했고, 지금 너무나도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어요.
여러분, 아마 저보다는 후배이신 분들이 많을텐데, 긴장되는 건 당연한 거예요. 떨림에 대해, 긴장에 대해 관대해졌으면 좋겠어요. 오히려 더 떨려서, 각성효과가 더욱 발휘돼서, 평소 실력보다 더 월등한 성적을 받을 수도 있어요. 열심히 했으니까 긴장하는 거예요.
모두가 마무리 작업과 컨디션 관리에 박차를 가하고 있을 무렵이죠. 떨림에 매몰돼서 잡히지 않는 공책만 넘기기보다는, 옷 따뜻하게 껴입고 잠깐 바람도 쐬고 그래요. 책상만 보다가 잊어버렸을 하늘도 올려다보고 하면 좋겠어요.
그동안 고생했어요. 수능 시간표에 맞춰 살아온 노력들이 보이는 것만 같네요. 이제 금요일부터는 세상이 여러분에 맞춰서 돌아갈거예요. 좀만 더 우직하게 견뎌봅시다. 삼일 금방 가요.
후배님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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