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수가 오르는 느낌? 대략 이런 거임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64775614
간혹 오르비에 칼럼 올리는 의대생입니다.
수능이 30일가량 남았네요. 굉장히 조금 남은 거 같죠? 근데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 그런지 이유를 알려 드리겠습니다. 근거 없는 희망을 주려는 건 아니니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지금부터는 편의상 존칭을 생략하겠습니다.
(시작)
학생들은 공부를 거창하게 한다. 1)기본 강의 듣고 2)기출 풀고 3)N제 풀고 4)실전 강의 듣고 5)실모 풀고 6)파이널 강의도 듣는다.
그런데 이런 과정에서 실제로 ‘성적이 오르는 공부’는 얼마 되지 않는다. 90%는 구색을 맞추는 공부다.
예를 들어, 의대에서 공부하는 순서는 대부분 이렇다. 1)수업을 듣고 2)강의록을 다시 읽어보고 3)문제를 푼다.
그런데 학년이 올라가면 다들 깨닫는 게 있다. “어차피 문제 풀 때만 진짜 공부가 되는 거 같은데?” 나머지 과정은 그냥 형식적인 과정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센스 좋은 학생은 아무것도 모를 때도 문제부터 본다. 문제로 비비면서 개념을 이해한다. 시험 직전에 공부하고도 평균을 넘기는 학생은 다 이렇게 한다. 여기서 조금 더 하면 상위권도 가능하다.
수능은 방법이 조금 다르지만, 원리는 똑같다. 형식적이고 관습적인 공부는 다 덜어내자. 실질적으로 성적이 오르는 공부만 집중적으로 해라. 그렇게 시간을 압축적으로 써야 조금이라도 승산이 있다.
그래서 정확히 뭘 하란 말인데?
지금부터는 빙빙 돌아가지 않고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실제로 성적이 오르는 순간’이라는 게 뭘까? 간단하다. 모르는 걸 아는 걸로 만들고, 애매한 걸 명확하게 만들고, 미숙한 건 능숙하게 만들 때이다.
아는 걸 또 보고, 애매한 건 애매한 대로 두는 건 전혀 의미 없는 시간이다.
그래서 필요한 능력이 [세밀함]이다.
수학 공부를 생각해보자. 보통의 학생은 1)맞춘 문제와 2)틀린 문제만 구분한다. 상위권 학생은 3)애매한 문제도 구분한다. '답은 맞췄지만 제대로 모르는 문제'를 인지한다.
하지만 아직 멀었다. 더 세밀하게 보자. 더 세밀하게 보는 사람은 풀이과정에서 [장면]을 구분한다. 예를 들어, 풀이 과정을 A -> B -> C -> D라는 네 장면으로 분리하는 것이다.
보통 ‘예제’라고 부르는 문제는 한 장면으로 구성된다. 그 한 단계를 훈련하라고 만든 문제다. 한 단계만 해결하면 답이 나온다.
‘준킬러’ 문제는 보통 두 단계로 구성된다. ‘킬러’급 문제는 3~4단계로 구성된다. 어떤 문제를 못 풀었다면, 특정 [장면]을 못 뚫었기 때문이다. 전체를 다 모르는 게 아니다.
공부 초보자는 A->B->C를 한 뭉텅이로 인식한다. 그렇게 기억한다. 그래서 다음에 A->D->E로 푸는 문제가 나오면 또 못 푼다. A와 A가 같다는 걸 모른다.
고수는 더 세밀하게 본다. “나는 A/B/C 중 A를 못 푼 거구나”라고 인지한다. 그리고 A를 왜 못 풀었는지만 파헤친다. 그 [장면]만 따로 떼어내서 공부한다. 그걸 뚫어내야 성적이 오르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면 A->D->E로 푸는 문제도 풀 수 있다.
수학을 예로 들었지만, 다른 과목도 모두 똑같다.
정리하면 이렇다.
1 모르는 것을 아는 것으로 바꿀 때 성적이 오른다.
2. 세밀하게 모르는 [장면]을 분리해야 한다.
3. 분리한 [장면]을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분리한 장면을 정복하는 구체적 방법은 지난 번 칼럼에 적어두었다. (내가 의대 뚫은 방법: https://orbi.kr/00064547298)
반드시 읽고 직접 해봐야 한다.
대충 아는 것과 직접 하는 것은 너무 다르다. 직접 해보기 전까진 그 차이를 가늠하기도 어렵다. 해보기 전까지 아는 체 하면 안 된다.
(끝)
말로 길게 설명했지만, 결국 ‘모르는 게 아는 걸로 바뀌는 감각’을 직접 느껴봐야 합니다. 한 번만 느끼면 진짜 게임 끝입니다. 그 기분을 느끼도록 조금이라도 돕고 싶어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링크 걸어둔 칼럼과 함께 보면 큰 도움 될 겁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꼰대 같이 말해서 죄송합니다. 오늘도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0 XDK (+2,000)
-
1,000
-
1,000
-
기몽초 님은 왜 이걸 다른 웹사이트에서 재생할스없게해논거야
-
바밤바는 MZ하다고 생각해요
-
좃뺑이친다 0
너는친구도아니디
-
걍 글씨 크기부터 차이가 남 ㅇㅇ... 글씨 개미만하면 일단 건너뛰어야...
-
통시적 복합어 공시적 단일어 입갤 참고로 대표적인 국어학 논저로는 송철의(1993)가 있습니다
-
이기상 커리로 쌍지하고 있고 지금 이모다 시즌2 풀고있는데 항상 실모든 평가원...
-
막상 매력은 달라야 끌리고 또 막상 만나면 다른부분때문에 힘든듯
-
노베가 들을만한가
-
그대 나에게 1
사랑을 건네준 사람~
-
진짜 하찮다는 눈으로 보면서 욕해주는 게 ㄹㅇ 좋음
-
다시 수능으로 회귀하거나 논술로 돌아와서 입시판에 돌아오는 것 보단 전공공부 편입을...
-
최소 몇시간정도는 자야한다~몇시간이라고 생각함? 전 4시간
-
괜히 에 발음, 규정 안써서 발음 헷갈리게 만들고 정작 24수능 제시문같은 그런...
-
아니면 나에게 없는 매력을 가진 이성에게 끌림?
-
만약에 시대인재 재종 안 하고 단과로 들으면 써킷 브릿지같은 컨텐츠 받을 수 있나?...
-
예상치 못한 과제가 갑자기생김... 아니 과제가 숨어있었다니까 흠 어쩐담
-
ㅈㄴ 깔끔하네
-
ㅇㅇ.. 나랑 지구랑 안맞는듯
-
매실문 했고 오리온 n제 거의 끝나ㅏㄱ요
-
해야됨?? 현장에서 풀려면??
-
밖에선 소심하고 조용하지만 집에서는 활달한 그런 여동생 있었다면..
-
오늘이 오늘이 아니긴 하지만.. 그래도 독서 다 맞아서 기분은 좋구먼
-
수능이 여학생한테 불리하다도르 이거 예전부터 있던 얘기 아님? 1
몇 년 전부터 본 거 같은데 ㅋㅋ
-
계통론이나 음성학(VOT나 IPA 같은 거), 아니면 아싸리 생성문법으로 가면 언매...
-
애니프사 떼야하나
-
ㄷㄷ
-
작년 입학 현재 혜윰 모의고사 (곧 출판될것) (공동?) 저자 피오르 컨설팅
-
모든 의대 모집정지도 충분히 가능
-
3시간 걸렸어요..
-
모두 잘자요 5
전 자러감 오공완
-
불면증 10
조언 좀 구해요
-
서강뱃 여르비 글에 모두 댓글 쓰고 다니면서 좀 여미새 티 내다가 연고랑 서강이랑...
-
ㅋㅣㅋㅋㅋㅋ 예전 기사이긴 한데 진짜 웃음벨이네
-
필적확인란 예측 3
"다 해줬잖아"
-
문학 잘하시는 분들 11
지문 보기전에 보기랑 선택지 먼저 보시고 들어가나요?
-
ㅇㅇ 오르비에도 못쓸정도 적어도 익명이 보장되는 디시 정도는 가야 디씨가서도 욕먹을듯
-
84점정도 뜨는데 영어 실모 50회 풀고 가면 1나올 수 있을까요?ㅜ
-
D-55인데 새벽에 오르비에서 노는 수험생이 있을리가
-
문제가 어떻게 읽힐까
-
일단 영어 실모 유기하고 핀셋모고 유기하고 사탐 유기하고
-
1분도 책펼치고잇기 싫어
-
여르비 모여라 15
참고로 나도 여르비
-
오늘도 헛된 꿈을 꾼다
-
국어 0
공부 가성비 제일 쓰레기.
-
점점저능해짐 2
인생에대한자기결정권x
-
학교(여고)-잇올-집 무한반복
-
웅 2
반가워
-
새삼 가요이같은 여친이 대단하다고 느껴지네..
-
요즘도 0
세계지리 과목이 내용도 나름 재미있지만 백분위도 재미있게 나오나요?
항상 감사합니다 존경함니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ㅎㅎ
감사 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정말 좋은글이군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공감가는게 많은데 그동안의 방법이틀리지않았구나
선생님 수능 끝나고 공부법 피드백 상담 가능하신가요...
진짜 공감간다(3수실패를 하며)
Big Facts
이분 글쓰시는것마다 진국이네 공부의 본질을 정확히 알려주는 ㄷㄷ
최근들어 메디소드님을 비롯한 오르비의 많은 고학벌+능력자분들이 이렇게 좋은 지식을 불특정 다수에게 공급해주는 것에 무한한 감사의 마음을 가지게 되네요. 저도 올해 학습에 관해 느낀 점들이 많은데 꼭 메디소드님처럼 내가 가진 지식과 능력을 환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응원하겠습니다.
문제로 비비면서 개념 공부하는거 ㄹㅇ 인정요
항상 거를게 없네요 7월언저리에 쓰셧던 글에서 진짜 마음 안정에 도움 받았었는데 정말 좋아요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의대도 그렇군요..
공대생으로서 공감이 많이 됩니다
무언가를 배울 때 motivation을 알고 있으면 도움이 많이 된다고 생각해요 ㅎㅎ
이거 ㄹㅇ인게 냅다 문제부터 때려박아서 개념을 귀납적으로 머릿속에 재구성하는게 효율 극강입니다. 개념강의부터 시작해서 문제푸는법을 연역하려 드는건 너무 비효율적임. 00년대 초반 사시 최연소 안미령씨도 이렇게 공부했음. 제가 작년에 퇴사하고 수능판 다시 뛰어들면서 과탐 쌩노베에서 두과목 다 2주만에 개념 다잡을때도 이렇게 했는데 다들 어떻게 했냐 그러더라고요.
헐 맞아 생명도 개념강의 한달 듣는 것보다 걍 빨더텅 한권 푸는게 훨 도움되더라
안녕하세요
내용보다가 궁금한 점 있어서 댓글드립니다.
'문제로 비비면서 개념 공부하는거 '
어떤식으로 하셨는지 예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기본서를 머리에 때려박는 스킬'이라는 칼럼을 쓴 적이 있습니다. 네이버에 검색하면 나올 겁니다. 그 칼럼을 참고하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