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 기출 분석을 하는 방법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61048939
글이 좀 길고 복잡할 수도 있지만,
틀림없이 여러분께 도움이 되는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이전 글의 내용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글이다보니
그 내용을 알고 이 글을 읽으시면 좀 더 이해하기 쉬울 것 같습니다.
아마 글은 독서에 초점을 맞춰 작성될 거예요.
문학도 비슷한 맥락으로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국어 기출 분석의 핵심은 다음 2가지라고 생각합니다.
1. 국어 기출 분석은 귀납적인 과정
2. 핵심은 '행위'가 아닌 '사고'
각 내용에 대해 설명드린 후, 마지막에 사례를 덧붙이도록 하겠습니다.
1. 국어 기출 분석은 귀납적인 과정
구체적인 방법에 대한 내용은 아니지만,
반드시 알고 계셔야 할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절한 표현인지는 모르겠으나 국어 기출 분석은 귀납적인 과정입니다.
이전 게시글에서 기출 분석이 필요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드렸습니다.
1. 평가원의 사고 방식과 표현을 배우기 위해
2. 평가원이 우리에게 묻는 건 정해져 있기 때문
3. 글의 구조와 문장의 역할도 정해져 있기 때문
이 명제들을 베이스로 하면 수능 국어를 이렇게 도식화할 수 있습니다.
-> 지문1, 지문2, 지문3, ...
평가원 -> 문장1, 문장2, 문장3, ...
-> 문제1, 선지1, 선지2, ...
...
평가원으로부터 '지문', '문장', '문제', 선지'라는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요소들이 생산되는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 생산은 아무렇게나, 출제하시는 분들 마음대로 마구잡이로 이뤄지지 않죠.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평가원의 논리'에 입각하여 생산됩니다.
이 '평가원의 논리'를 습득한다면 시험 당일 어떤 지문이 나오더라도
평가원의 출제 의도에 맞게,
평가원의 표현 범위에서 벗어나지 않고,
평가원이 원하는 방향에서 글을 읽을 수 있겠죠.
그럼 '평가원의 논리'는 어떻게 습득해야 할까요?
반대로 하면 됩니다.
지문1, 지문2, 지문3, ... ->
문장1, 문장2, 문장3, ... -> 평가원
문제1, 선지1, 선지2, ... ->
평가원이 그동안 우리에게 제공했던
지문, 문장, 문제, 선지를 단서로 삼아
역으로 평가원에게 다가가야 합니다.
기출이 곧 평가원의 논리를 습득하는 단서라는 뜻입니다.
평가원은 이런 식으로 지문을 구성하는구나.
평가원은 이런 이유로 이 문장을 배치했구나.
평가원은 이런 포인트를 문제에서 묻는구나.
평가원은 이런 내용을 활용해서 선지를 만드는구나.
이 모든 것들이 기출에 녹아 있습니다.
물론 완전히 일치할 수는 없겠죠.
하지만 우리가 더 많은 지문과 문장을 읽고,
더 많은 문제를 풀고 더 많은 선지를 분석할수록
평가원의 논리에 근접할 수 있을 겁니다.
2. 핵심은 '행위'가 아닌 '사고'
여긴 좀 더 실전적이고 방법론에 가까운 내용입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출을 분석하는 방법은 이런 것들일 겁니다.
지문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하고
각 문단의 중심 내용을 정리한 뒤 구조도를 그리고
선지의 정오와 상관없이 그 근거를 찾고
위 과정을 반복하며 기출 회독
그러고는 묻습니다.
"기출 분석 이렇게 하는 거 맞나요?"
결론만 말씀드리면 그렇게 하는 게 맞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행위'가 아닌 '사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한 흔적만 보고는
이 사람이 기출을 제대로 분석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위에 나열된 행위들을 하면서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중요해요.
기출 문제집에 있는 지문은 수능에서 다시 안 나오니까요.
기출을 분석하라는 것은
그 지문을 반복해서 읽고 그 내용을 100% 이해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지문의 유형, 글의 전개 방식, 논리 전개 흐름, 문장의 역할들.
그리고 그것들을 문제와 선지에 어떻게 녹여내는지를 생각하고 분석하라는 의미입니다.
다르게 말하면,
평가원이 이 지문을 어떤 구조로 구성했고
각각의 문장들을 어떠한 의도로 배치했으며
지문의 어떤 내용에 기반해서 문제를 출제했고
어떤 포인트를 활용하여 선지를 만들었는지
평가원의 입장을 헤아려보라는 뜻입니다.
지문 전체가 어떤 방식으로 내용을 전개하며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를,
문장 하나하나의 역할이 뭔지, 각 문장이 어떻게 기능하며 어떤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지를,
지문 내용과 선지 구성 사이의 논리와 흐름을 이해하려고 해야 합니다.
(물론 이런 사고가 이뤄지려면 지문 내용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겠죠.)
이런 것들을 귀납적으로 익히는 게 기출 분석입니다.
그냥 단순히
"이 지문은 이런 내용이구나"
"이 선지는 이래서 맞고 저 선지는 저래서 틀린 거구나"
이런 '행위'는 의미가 없습니다.
부디 올바른 '사고'를 하시기 바랍니다.
사례
사례 1 : A에 대해 설명하고 A를 b와 c로 분류하여 각각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 지문
-> 이 지문에서는 A의 특징을 설명한 뒤 A를 b와 c로 분류하고, b와 c 각각의 특징을 다시 자세히 설명하고 있구나.
-> 그리고 b와 c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문제를 출제하네.
-> 어, 근데 이때 A의 특징을 끌어와서 선지를 구성하기도 하네?
-> b와 c는 모두 A의 하위 항목이니까 둘 다 A의 특징을 당연히 가지고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겠다.
이런 사고 과정을 거치며 기출 분석을 진행했다면,
다른 지문에서 유사한 구조를 발견했을 때
여러분의 머릿속에서는 다음과 같은 사고가 가능해집니다.
이 지문에서는 ㄱ에 대해 설명한 뒤 ㄱ을 ㄴ과 ㄷ으로 분류하여 상술하고 있구나.
1) ㄴ과 ㄷ을 비교하는 문제가 출제될 수 있음을 인지
2) ㄴ과 ㄷ에 대한 정보를 공통점과 차이점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
3) ㄴ과 ㄷ은 공통적으로 ㄱ의 특징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생각하고,
이것이 문제의 선지로 출제될 수 있음을 인지
사례 2 : 특정 대상에 대한 전통적인 이론 A와 새로운 이론 B에 대한 지문
-> 이 지문에서는 ㅇㅇ에 대한 전통적인 이론 A에 대해 설명하고, 이것과는 좀 다른 B라는 이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구나.
-> 그리고 A와 B의 관계에 대한 문제,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한 문제를 출제하는구나.
-> '전통적인' 또는 '일반적으로' 같은 표현이 등장하면 뒤에서 다른 대상을 소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걸 기억하자.
-> 그런 경우 뒤에 나오는 대상이 지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네.
최소한 이 정도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며 공부했다면,
유사한 구조의 지문을 만났을 때 이런 사고가 이뤄질 겁니다.
1) '전통적인' 것과는 다른 새로운 대상이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인지
2) 전통적인 ㄱ과 새로운 ㄴ이 등장한다면 둘의 관계에 대한 선지가 출제될 수 있다는 걸 인지
ex. ㄱ을 완전히 부정하고 ㄴ이 등장 / ㄱ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법으로 ㄴ이 등장 / ㄱ에 기반하여 더욱 확장시킨 결과가 ㄴ 등
3) ㄱ과 ㄴ에 대한 정보를 공통점과 차이점 중심으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을 인지
4) 꽤 많은 경우, '전통적'이고 '일반적'인 것보다는 나중에 소개되는 ㄴ이 지문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 크다는 것을 인지
사례 3 : 어떤 결과 A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b, c 각각의 변화에 따른 A의 변화에 대한 지문
-> 이 지문에서는 A에 영향을 주는 요소인 b, c를 소개한 뒤 각각의 변화에 따라 A가 어떻게 변하는지 설명하고 있구나.
-> b가 증가하면 A도 증가하고, c가 증가하면 A는 감소하는구나.
-> 지문에서 구체적 사례를 제시했었는데, 문제에서는 이걸 숫자만 바꿔서 다시 물어보네.
-> 이때 b, c 이외에 A에 영향을 주는 요소를 활용해서 선지를 구성하기도 하네.
-> 이런 지문에서는 b와 c가 각각 어떻게 A에 영향을 미치는지, 또 다른 요인은 없는지, b와 c의 관계는 어떤지를 잘 살펴야겠다.
그럼 이제 여러분은 유사한 구조의 지문을 읽으며,
1) 어떤 결과 ㄱ에 영향을 주는 요인 ㄴ, ㄷ 각각의 특징은 물론 서로의 관계를 명확히 파악해야 함을 인지
2) ㄴ이 변화하면 ㄱ과 ㄷ은 어떻게 변하는지,
ㄷ이 변화하면 ㄱ과 ㄴ은 어떻게 변하는지,
ㄴ과 ㄷ이 변하지 않으면 ㄱ은 절대로 변하지 않는지,
ㄱ을 증가시키거나 감소시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변수(ㄴ, ㄷ)'와 '결과(ㄱ)'를 조합할 수 있는 다양한 경우의 수들을 인지
이런 사고가 가능해질 것입니다.
독서 지문의 유형은 이것보다 아주 조금 더 다양합니다만
글이 너무 길어지는 건 별로일 것 같아서 세 가지 사례만 소개하겠습니다.
위 사례들처럼, 기출 분석은 다음과 같은 사고 과정을 거쳐 이뤄져야 합니다.
1) 기출 지문을 분석하며 지문의 구조를 파악 (지문 분류)
2) 해당 구조의 지문에서는 어떤 문제가 출제될 수 있으며,
어떤 방식으로 선지를 구성하는지 파악
3) 이와 유사한 구조의 지문을 읽을 때 행동 강령 수립
4) 실제로 유사한 구조의 지문이 나오면 적용 및 연습
공부를 좀 하신 분들이라면
이항대립, 원인/결과, 비교/대조, 문제/해결, 분류
이런 단어들을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런 용어들도 모두 수많은 기출 지문들을 분석하고
그 구조를 파악해서 유형화한 결과입니다.
나름 최대한 간결하게 작성하려 했는데
기출 분석이 워낙 중요한 과정이다 보니 의도치 않게 길어졌네요.
또 나름 최대한 명확하게 전달하려 했는데
여러분께 제대로 전달되었을지 걱정입니다.
부디 올바른 방향으로 학습하시기 바라며,
이해가 잘 되지 않는 부분이 있거나 궁금하신 점이 있다면 편하게 질문해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슬프긴했어
-
오늘 오랜만에 군대에서 휴가를 나와서 학창시절 자주 놀았던 친구들끼리 만났습니다....
-
우와 저 헤어졌어요 12
어제 펑펑 울었음 ㅋ ㅋ ㅋ ㅋ ㅋ 하아
-
수영하는 남자 15
잔근육에 수영하는 남자 어떰요 키 적당 어깨 넓 (요새 외로워서 이런 글 쓰는 거...
-
이거 처음에는 그럴싸해서 내가 문제였나 했는데 눈이 높아서 연애를 못한다 <<<...
-
러셀의 순기능 1
러셀의 순기능 -> 살 잘 빠짐요 작년에도 방학에 꽤 빠졌었는데 bmi 20까지 찍으려나 음
-
센츄달기 에피달기 연애하는 사람 비율 : 일단 많음 센츄: 소수 에피: 천상계
-
생윤러들을 위해 교재 한번 만들어 봤습니다. 개념 시작하시면서, 가볍게 한번...
-
알파카메일
-
뭐하려나 2
뭐하고 있을지 궁금해지는 날이네
-
배불러 3
역시 배고픈 소크라테스보다 좋네요
-
서부지법 난입 폭력 사태 후 "체포 청년들, 당에서 지원해 주기로 했습니다" 글 논란 8
이상규 국민의힘 성북을 당협위원장 SNS 글 논란 국민의힘 관계자 "이 위원장...
-
솔직히 저능인이다 뭐다 해도 옵붕이들 다들 공부 열심히 하는 멋진 사람들임 내기 보기엔 그럼 ㅇㅇ
-
초중딩때라 그런지 지금보면 ㅈㄴ 현타와서 못보겠음
-
그 정도는 꽤 있어서 ㄱㅊ은거같은데 물론 그렇다고 현역 때 재수도 ㄱㅊ단 마인드로 살면 안되지만
-
아이디 달라고 하면 다 퍼줘요 아낌 없이 주는 더여니입니다.
-
못 끊을까봐 14살부터 기회와도 한 번도 안 폈는디
-
맛만 좋으면 그만 아님?
-
뒤쳐진다는 것 0
Ex)N수하기
-
대학생 신분으론 좀 부담스러울 것 같은데
-
하….
-
간쓸개 법 경제 철학 이렇게 나뉘어져있는 것도 풀어보고싶은데 언제쯤 풀어야할지 잘...
-
전 그때 그냥 자서 본 적이없는데 지금안됨뇨...?
-
찐친들 다 한남+솔로가 대부분이라 맨날 킬킬대면서 노니까 나 자신의 심각성을 깨닫지를 못함
-
이 레전드 기만러들 다 입시 끝낸 대학생 밖에 없네
-
시끄럽고 중독성 있는 노래 부탁하셨는데 로스트원의 호곡 들고 오려다가 너무 진부한...
-
진지하게 3
인하 아주 전화기 아웃풋이 문과학과 기준으로 어느 학교까지 땀?
-
ㅈㄱㄴ
-
제가 공대쪽을 갈거라고 생각해본적은 없어서 요즘 찾아보고있는중인데 컴공졸업하면 제일...
-
하 오늘 기만질 제대로 당하고 가네
-
재수생이 뭔 연애야~ㅋㅋㅋㅋ
-
션티 nf 0
션티 키스타트 구문듣고 있는데 다 아는 내용인 것 같아서 넘어갈려고하는데요 구문만...
-
그래서 작년 내내 교육청의 아들로 살았음 평가원 국어한텐 버림받았지만
-
키 9cm 몸무게 95kg 고백 70번 연애 -4번 프본 어떰
-
뭐 생긴대로 사는거 아니겠습니까
-
아님 형제끼리 제각각이 일반적인가요
-
그래서 원서도 777 3합 21로 썼나 설마
-
담임쌤이 인터뷰 유튭이랑 재종 홈페이지에 올라간다는데 할 생각 없냐고 하셔서.....
-
잘생겼다 or 인물 좋다 고 말하심 내가 봐도 그럼 중학교에 걜 좋아하는 여자애가...
-
가면쓴 알파들만 있고 감마는 소수임 알파들 기만메타 그만보고싶으면 갳우
-
참고로 6월 2등급 9월 3등급 수능 2등급임
-
콩쥐팥쥐 <= 객관적으로 나보다 더한 개 고트 알피메일임 2
나는 기만도 아님 진짜 저사람에 비하면 개존잘 비율좋은 훈남....
-
세상이 막아서도 뚫고 갈 수 있는 패기. 그런 자만이 결국 성공을 쟁취한다. D-297.
-
씨 발아 2일차 6
-
화공견제 오지게 하네 정찰을 몇 명이 오는거야
-
ㅇㅈ 2
왜 클릭
-
OO메일의 최하위는 14
오메가메일이었구나 이런게 있는지도 몰랐네
-
스팸 메일이라고 생각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