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사서독 [383625] · MS 2011 · 쪽지

2014-12-04 23:09:37
조회수 9,730

아, 내가 바로 박정희빠다...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5171149

(집에 있는 박정희 관련 서적들)


초등학교 6학년 때 학교 도서관에 못 보던 책이 들어왔다. 박정희 위인전이었다. 위인전을 읽을 나이는 지난 지 오래였지만 당시에는 학교 도서관에 있는 책은 모조리 씹어먹어주겠노라 다짐했던 시기였기에 몇 번을 망설이다 집어 들었다. 그 때만 하더라도 한국 현대사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다고 해도 무방했다. 어머니의 권유로 손창섭의 '잉여인간'이나 이범선의 '오발탄' 등 전후 시대를 배경으로 한 한국 현대 문학을 접하긴 했지만 조각처럼 흩어진 단편적인 지식만 가지고 있을 때였다.

다들 알겠지만 위인전에 어디 나쁜 말이 쓰여 있던가. 벌써 20년 가까이 지난 일이라 내용은 잘 기억이 안 나도 암튼 좋은 말만 줄줄줄 쓰여 있었던 건 어렴풋하게 기억이 난다. 

내 아버지는 경남 마산 출신, 어머니는 경기도 평택 출신. 그 당시 기성세대가 그러하듯 부모님도 박정희에 대해서는 나쁜 기억보단 좋은 기억을 더 많이 갖고 계셨다. 위인전과 부모님의 영향으로 유년 시절 박정희에 대한 내 기억은 긍정적이었다. 나라의 경제를 살린 좋은 대통령의 이미지.


중학교, 고등학교에 들어서서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국사를 배우고, 또 초등학생 때보다 수준 높은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런 내 생각에는 차츰 금이 갔다. 그가 어떻게 권력을 손에 넣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유지했는지,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의 행적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어린 시절 그에 대해 내가 갖고 있던 이미지가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것이었는지, 깨닫게 됐다. 그에 대한 내 생각은 상당 부분 수정되어 갔다.


20대가 되고, 군대에 다녀 왔다. 그 즈음 난 그 어떤 때보다도 많은 책을 읽고 있었다. 하루 종일 광화문 교보문고에 가서 거의 살다시피 할 때였다. 손에 집히면 장르를 불문하고 닥치는 대로 읽었다. 어느 날 내 손에 잡힌 책 한 권이 있었다. 장하준 교수가 쓴 '쾌도난마 한국경제'라는 책이었다. 과학을 제외한 모든 분야의 책을 좋아했지만 유독 경제 쪽으로는 그다지 흥미가 생기지 않았던 나였다. 아무래도 수학을 싫어하는 탓에 경제 서적에 항상 등장하는 그래프가 영 보기 불편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책은 장하준 교수를 비롯한 세 명의 인물이 대담하는 형식으로 쓰여 있어서 부담없이 읽을 수 있었다.

책의 내용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기존에 박정희에 대해 알고 있던 내 사고가, 내 기준이 한 번 더 와르르 무너지는 경험을 했다. 그 이후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박정희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그 전까지 박정희에 대한 내 공부의 포커스가 주로 그의 독재 정치에 맞춰져 있었다면, 그 이후부터는 그의 경제 정책, 이른바 '개발 독재'로 옮겨갔다. 그 전까지 주로 역사학자들이 쓴 책을 읽었다면 그 후부터는 경제학자들읠 책을 다수 접했다. 한국 경제학자 뿐만 아니라 해외 학자들의 저술까지 찾아 읽었다.


그렇게 박정희에 관한 책을 정치, 역사, 경제 분야를 가리지 않고 족히 20, 30권 가까이 읽고 나서야 그에 대한 내 생각이 비로소 정립될 수 있었다. 내 나이 20대 후반의 일이었다. 그래서 지금 그에 대한 내 생각이 어떠냐고? 내 생각은 아마 두 군데서 모두 좋아하지 않을까 싶다. 그의 개발 독재에 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일베에서 좋아할 것이고, 그의 5.16 쿠테타 및 유신으로 대변되는 독재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부분은 오유에서 좋아하겠지. 그래서 난 둘 모두에게 환영받을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지만 지금 내 상태가 썩 마음에 든다. 이것은 치열하게 공부해서 정립한 내 생각이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한 가지다. 오르비에서 나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문의를 종종 받곤 한다. 주로 역사 서적을 부탁받곤 하는데 그러면서 질문자들이 거의 일관되게 붙이는 단어가 '편향성'이다. 편항되지 않은 책을 추천해달라는 거다. 사실 그런 질문을 받으면 조금은 난감하다. 아무리 통사를 서술한 책이라고 해도, 사람이 쓴 책에 사관이 개입되지 않을 가능성은 무척이나 낮다. 가장 공정하다는 교과서조차도 편향성 시비에 휘말리는 판인데 하물며 일반 서적이야 말해 뭐하겠는가. 그래서 최대한 입문용 서적을 추천해주려 노력한다. 그나마 담고 있는 내용 자체가 적어 편향이고 자시고 할 건덕지가 적은 책이니까.

오르비의 정치글에 대한 유저들의 혐오, 기피 증세에도 이 편향성에 대한 막연한 공포가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다는 걸 종종 느낀다. '선동'이란 말이 쉽게 쓰이는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혹여 자신이 선동당하지 않을까, 혹여 다른 사람들이 선동당하지 않을까. 그래서 일베인처럼, 오유인처럼 될까 봐. 왜? 자신은, 그리고 수험생은 아직 정치에 대해, 역사에 대해 아는 것이 적으니까.


그런 이들에게 내가 해주고 싶은 말은 하나다.

걱정하지 마시라.

나는 위인전을 보고 자랐다. 아무렴 여러분이 나보다 더 박정희에 대해 긍정적이었겠는가? 저 일베조차도 위인전만큼 박정희를 빨아대진 못할 텐데?

방법은 하나다. 책을 가까이 하면 된다. 저 인터넷 커뮤니티나 블로그에서 짜깁기한 쓰레기들 대신, 서점이나 도서관에 가서 집어든 책으로 스스로의 역사관과 가치관을 정립해 나가고자 하면 된다. 편향성을 두려워 하지 마라. 오늘 조갑제의 책을 봤다면 내일은 진중권의 책을 봐라. 오늘 이영훈의 책을 읽었다면 내일은 한홍구의 책을 읽어라. 이 얘기도 들어보고 저 얘기도 들어 봐라. 책의 저자라는 족속들은 누구나 다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만 한다. 그 누구도 100% 공명정대한, 조금의 치우침도 없는 책을 쓰진 않는다(있다면 추천 바란다). 판단은 자신의 몫이다. 그 판단의 정확성과 객관성을 보다 높이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것 뿐이다.

같은 맥락으로, 조선일보 보기를 두려워 하지 마라. 한겨레와 같이 보면 된다(일간지 두 개를 보는 게 부담스럽다면 일간지는 조선일보를, 주간지는 한겨레21을 택해서 보는 방법도 있다). 편향되지 않은 신문? 통신사인 연합,뉴스조차도 정부의 2중대란 평가를 받고 있는 마당이다(그나마 MB 때보단 요즘은 좀 덜하긴 하지만). 편향되지 않은 신문을 찾기보다 두 개의 극단에 서 있는 신문을 놓고 비교해 보라. 그 사이에서 접점을 찾아낸다면 그게 바로 팩트일 가능성이 높다.


편향성을 두려워 하지 말고 선동을 두려워 하지 마라. 까짓 편향 좀 되면 어떻고 선동 좀 당하면 어떤가? 다 그런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성장하는 거다. 그 자리에 멈춰서서, 자신이 알고 있는 그 한푼어치도 안 되는 얄팍한 지식이 세상의 전부인양 굴지만 않으면 된다(일베나 오유애들이 주로 이 지경이다. 절대 닮지도 배우지도 말길 바란다). 이건 알파테크닉을 보고 크리티컬 포인트를 듣고 파이널 실전 모의고사를 풀어 100점에 도달하는 수험 공부가 아니다. 단계가 있는 것도 아니고 테크트리가 짜여진 것도 아니다. 거기서 벗어나면 끝장나는 게 아니다.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무수히 많은 책을 접해봐라. 생각이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바뀔 수 있다. 생각이란, 그런 거다. 이제 겨우 19, 20살이잖아? 두려워 하지 말고 부딪혀라. 서점에 가서, 처음 눈에 들어오는 책을 집어 들어라. 아무 거라도 상관없다. 그렇게 시작하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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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임스조이스 · 388113 · 14/12/04 23:12 · MS 2011

    멋있습니다..저도 스무살땐 홍세화의 책들을 보고 지금은 전원책 책이 옆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편향성은 결국에 끝까지 같이 가야하는 단어인 것 같습니다.

  • 구륙임 · 521908 · 14/12/04 23:14 · MS 2014

    사실 동사서독님의 의견이 가장 정(正)에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로지 공만 있는 사람도 없고, 과만 있는 사람도 없지요.
    다만 어떻게 취사선택할지가 평을 나눌뿐이니까요.
    제목만 보고 으잉? 하고 들어왔다가 좋은글을 읽어가네요.

  • 구륙임 · 521908 · 14/12/04 23:27 · MS 2014

    근데 초6이 위인전 안읽는 나이인가요..? 전 고등학교때도 위인전 많이 읽엇는데 ㄷㄷ

  • 동사서독 · 383625 · 14/12/04 23:32 · MS 2011

    그, 그랬나요? ㅎ

    보통 위인전은 아동용으로 출판사에서 전집 형식으로 많이들 내잖아요(30권, 50권짜리 세트로). 전 학교 들어가기 전에 그런 걸 읽었거든요. ㅋ

  • 구륙임 · 521908 · 14/12/04 23:33 · MS 2014

    ㅇㅎ 그런건 애들 읽는게 많긴 한데 제가 말한건 위인전~평전 사이의 것들? 사실 전 초6때도 동생이랑 애기들 책 많이 읽어서 ㅎㅎ

  • 후니 · 114036 · 14/12/04 23:19 · MS 2005

    박정희와 일본 메이지 유신부터 지금까지 근현대사
    그리고 독일의 비스마르크 부터 현대까지의 정책을 비교해보면 재밌는 점을 찾으실거에요.

  • RealiT · 450201 · 14/12/04 23:20 · MS 2013

    요약 : 다독을 통한 정-반-합.

  • RealiT · 450201 · 14/12/04 23:29 · MS 2013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하야로비. · 467127 · 14/12/04 23:23 · MS 2013

    어느쪽 성향이던 물타기가 제일 소름이더라구요;; 동사서독님 글 잘 보았습니다!

  • 2015수험생 · 457716 · 14/12/04 23:28 · MS 2013

    저도 박정희라는 인물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어떤어떤 책을 읽을까요? 사진에 있는 책이면 되나요?

  • 동사서독 · 383625 · 14/12/04 23:34 · MS 2011

    사진에 있는 책들을 바로 읽어도 좋은데요. 저 책들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적어도 한국 현대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바탕에 깔려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수능 한국사 선택자이거나 현대사 서적을 한 권이라도 읽었다면 추천하고 아니면 일단 현대사 서적 한 권 정도 읽은 다음 보시는 걸 권해드려요.

  • 2015수험생 · 457716 · 14/12/04 23:38 · MS 2013

    한국사 선택자입니다~ 한번읽어볼게요

  • epitone · 512615 · 14/12/04 23:40 · MS 2014

    선동을 두려워하지 말라. 마음에 드네요^^

  • 마리민 · 423998 · 14/12/04 23:43 · MS 2012

    좋은 글이네요. 추천

  • 하늘보리 · 451195 · 14/12/04 23:44 · MS 2013

    이야

  • 의대갈거여 · 491457 · 14/12/04 23:48 · MS 2014

    여러 관점을 접해 보면서 자기 관점을 다져야죠 ㅇㅇ

  • 어떻게될까 · 494061 · 14/12/04 23:57 · MS 2014

    서독옹 혹시 김대중 죽이기라는 책 읽어보셨나요? 국딩때 처음으로 접한 정치관련 서적인데... 아직도 인상깊네요

  • 캔디 크러시 · 243365 · 14/12/04 23:59

    국딩 세대인데 서독옹이라니...

  • 동사서독 · 383625 · 14/12/05 00:14 · MS 2011

    국딩 때는 아니지만 읽어 봤습니다. ㅎ

    저한테도 인상 깊었던 책이네요.

  • Flying Lotus · 384595 · 14/12/05 03:19 · MS 2011

    저는 전라도 죽이기만 읽어봤는데 김대중 죽이기도 있었군요;;

  • 동사서독 · 383625 · 14/12/05 07:38 · MS 2011

    노무현 죽이기도 있습니다. ㅎ

    셋 다 강준만이 쓴... -_-;;

  • 진인사진인사 · 425146 · 14/12/05 00:11 · MS 2018

    역덕...

  • 걸림돌 · 232827 · 14/12/05 00:19 · MS 2008

    쾌도난마한국경제.. 아마도 중학교 3학년때 처음 접한 책일거에요
    경제학 지식이라고는 중학교과서에서 배운게 전부여서 책 읽고 깊게 이해하지도 못했을거고요
    그런데 웃긴건 기억에 가장 잘 남는 책중 하나이고
    박정희 경제개발에 관한 이야기나 신자유쥬의같은 경제학관련 이야기가 나올때 저 책 내용을 토대로
    생각하게되더라고요

  • 송녀 · 504956 · 14/12/05 00:19 · MS 2014

    따님은..............

  • YEEE · 486552 · 14/12/05 00:36 · MS 2013

    오르비에 있다보면 이렇게 똑똑하고 깊이있는 사람이 많다는 걸 가끔씩 느끼는데 오늘도 그 날이네요.
    무릎을 탁 치고 갑니다ㅋ


    많은 유저분들이 읽어보셨으면 좋겠네요.

  • ╮(#ˇωˇ)╭ · 370824 · 14/12/05 00:43 · MS 2011

    와...좋은 글 감사합니다

  • 딸기빼빼로 · 535417 · 14/12/05 00:53 · MS 2014

    진정 지식인 ㅎㅎ ㅊㅊ드림

  • accp · 404272 · 14/12/05 01:49 · MS 2012

    저는 한 때 제가 진보인가 보수인가에 대해 고민한 적이 많았는데요 어느 순간 양쪽에 치우치다 보니 옳지 않은 것을 정당화시키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결국 극단적인 사람들에 대해 가장 안 좋은 시각을 가지게 되었네요. 동사서독님의 조언 감사합니다. 선동에 대한 두려움으로 멀리했던 정보를 다시금 가까이할 수 있게되는 계기가 될 거 같아요.

  • 순댓국 · 479709 · 14/12/05 02:00 · MS 2013

    결론은 결국 그냥 사회통념이랑 비슷하네요.

  • 동방야신 · 362549 · 14/12/05 03:44 · MS 2010

    좋은 자세네요....
    공부를 제대로 하시네요...
    님 사진 잘보고 있습니다..

  • 동방야신 · 362549 · 14/12/05 03:48 · MS 2010

    닉넴이 동사서독이신데 무협에도 조예가 깊으신지...여쭙고 싶네요...

  • Hisaria♥ · 386436 · 14/12/05 03:59 · MS 2011

    야동서독님으로 더 유명하십니다
    그쪽에 매우 조예가 깊으십니다

  • 동사서독 · 383625 · 14/12/05 10:01 · MS 2011

    무협소설 좋아합니다. ㅎ

    이문열 삼국지보다 먼저 읽은 게 김용의 영웅문(사조영웅전, 신조협려, 의천도룡기)이라... ㅋ

    요즘엔 다 끊고 군림천하, 쟁선계, 천잠비룡포 셋 정도밖에 안 읽지만요.

  • Yakutsk · 448263 · 14/12/05 23:55 · MS 2013

    저도 용대운작가님이랑 한림백서 되게좋아하는데ㅋㅋ 천잠은 언제완결되나모르겠네요 이제 철위강나오고ㅋㅋ 쟁선계도 재밌나요?

  • 동사서독 · 383625 · 14/12/06 10:20 · MS 2011

    네, 재밌어요. ㅎ

    쟁선계는 개인적으로 한국 최고의 무협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내용이 너무 긴 게 흠이죠.

    이제 16권까지 나왔는데 아직도 얘기는 끝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으니... 그러고 보니 군림천하, 천잠비룡포 또한 마찬가지군요. 다들 왜 이렇게 긴지... ㅋ -_-;;

  • 박주혁t · 370907 · 14/12/06 10:32 · MS 2011

    하ㅠ 군림천하ㅜ
    언제 다 나올까요ㅠ

  • Hisaria♥ · 386436 · 14/12/05 04:02 · MS 2011

    좋아요 눌렀습니다 ..

  • 박주혁t · 370907 · 14/12/05 05:40 · MS 2011

    정말 요새 생각없는 친구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글입니다.

    '책을 읽고, 니 머리로 생각좀 해라'

  • 주일무적 · 444567 · 14/12/05 08:29 · MS 2013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ㄷㄷ하시네요ㅎ
    그간 정치나 역사에 무관심했던 제가 부끄러워지는군요ㅠ
    한가지 여쭙자면 이렇게 글을 잘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동사서독 · 383625 · 14/12/05 10:06 · MS 2011

    제 경우에는 그저 많이 읽고 충분히 생각한 후에 글로 풀어내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되게 빤한 답인데 사실 이것 말고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것 같더군요.

    책이나 글을 많이 읽다 보면 '좋다'는 느낌을 넘어서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럼 그런 책이나 글, 그것들을 쓴 저자를 롤모델로 삼아서 그 내용을 베껴 써보기도 하고, 논리적 구조와 틀을 훔치기도 하는 연습을 해도 좋고요. 미디어스 기자이자 인터넷 논객으로 유명한 한윤형이 진중권의 '네 무덤에 침을 뱉으마'를 몇 회독씩 하며 논리 텍스트로 활용했다고 하죠.

    아니면 따로 글쓰기 수업을 듣거나 해서 훈련을 받아도 괜찮을 것 같고요.

  • 유네인시 · 490355 · 14/12/05 09:06 · MS 2014

    그쵸 역사는 단면만 보는게 아니라 다방면을 봐야 진실을 알수있으니깐요.

  • 부싼사나이 · 536998 · 14/12/05 10:21 · MS 2014

    글 잘읽었습니다 동사서독님. 특히 '편향성'을 두려워하지말고, '선동'을 두려워하지말아라. 그러면서 성장하고 그러한 시행착오가 사람을 커가게 만든다는부분은 정말 공감합니다. 그리고, 때로는(아니 사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진실은 편향되기 마련이니깐요..

    사실 이렇게 정성스럽게 쓰신 글에대해서 딴지를 걸기는 조금 죄송하지만, 제 생각과는 조금 다른부분이 있어서 댓글을 조금만 연장하겠습니다. 중간에 인터넷을 보는대신 책을 보라고 하신 부분이 있는데.. 물론 책을 보는건 아주 좋은거죠. 인터넷에 올라온 글을 읽는것보다 책을 읽는게 생각도 깊어지고, 보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새천년이 들어선지 벌써 14년이 지나가고있고, 인터넷도 모자라서 스마트폰까지 보편화 된 2014년에 전 인터넷도 하나의 좋은 정치적 소통의 공간이 될수있다고 생각합니다. 동사서독님이 예로드신 일베나 오유도 제가 생각하기에는 정치참여(비록 책을통해 배우는것보다 질적수준이 높지는 않을지라도)의 한가지 방법입니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도입된이후 젊은이들의 정치에대한 관심이 높아진건 부정할수없는 현상이고, 사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은 온라인을 통해서 정치에 관한 정보를 얻습니다. 인터넷을 보지말라하면 그들 대부분은 정치에 무관심한 상태로 살아갈 것입니다. 인터넷을 하면서 때로는 특정계파의 빠돌이도 해보고, 특정계파 까기인형도 해보는것도 성장의 과정중 일부가 될수있지 않을까요?? 지금은 덜하지만 저도 한때는 인터넷 하면서 극성노빠 활동을 해본적이 있었습니다(ㅋㅋ) 지나고보니 그것도 하나의 좋은경험이 되어있더군요.

    딴지는 여기까지하고, 아무튼 좋고 유익한 글어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편향성을 문제삼는데 반해, 이 글에서는 편향성을 두려워하지말라.. 진짜 이 말에는 공감 100개 정도는 주고싶네요. 사실 편향성을 문제삼는 사람들의 절대다수가 편향의 방향만 다를뿐 자신들도 똑같인 편향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왜 오르비에 이렇게 편향된 정치글을 올리나요?' 따위의 말이 참 싫었는데 ㅋㅋ

  • 멍청멍청멍청 · 521065 · 14/12/05 10:56 · MS 2014

    개인적으로 책이나 신문을 읽는 이유는 필자의 생각을 머릿속에 주입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가 스스로 능동적으로 사고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쿠키런 · 536620 · 14/12/05 12:05 · MS 2017

    이게 옳은 말이죠

  • 岳畵殺 · 72210 · 14/12/05 12:57 · MS 2004

    역시 오르비가 직원 잘 뽑는 것 같습니다 :)

  • Praise. · 346190 · 14/12/05 13:55 · MS 2010

    정말 좋은 글이라서 그런데 퍼가도 되나요..?

  • 동사서독 · 383625 · 14/12/05 14:00 · MS 2011

    네, 출처만 밝혀주시면 얼마든지요. ㅎ

  • Praise. · 346190 · 14/12/05 14:06 · MS 2010

    예 물론이죠, 감사합니다!

  • 재벌푸딩 · 482994 · 14/12/05 14:48 · MS 2013

    옳은말씀입니다..
    근데 이글을읽다가 ebs영어에 비슷한내용이있던게 생각나는건 병인가.....ㅠㅠ

  • 카알유웅 · 304382 · 14/12/05 14:50

    잘읽었습니다 ㅎㅎ.
    이런 역할 많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옛날같지 않다지만 그래도 최상위권 수험생 커뮤니티인데
    가끔 이상한 여론이 형성되고 방치되는걸보면 아쉽습니다

  • 하지만후횐없어 · 441778 · 14/12/05 18:22 · MS 2013

    멋진글이네요 정독해서 읽었습니다 ㅎㅎ

  • 정기이 · 486106 · 14/12/05 20:23 · MS 2013

    박정희 대통령 솔직히 역대 대통령중에 가장 존경합니다

  • 송녀 · 504956 · 14/12/05 21:11 · MS 2014

    유신....

  • 연두유 · 506125 · 14/12/05 21:21 · MS 2014

    박대통령은 특히나 업적에 비해 언론, 출판, 여론이 너무 부정적으로 편향되어있는것 같은데 생각없는 사람들은 그걸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이는걸 참 많이 봐왔죠..
    박대통령 조금만옹호하는글 보면 저질적으로 까고 무조건 일베일베거리고..

    본인들은 자기들이 방송언론출판 여론에 무비판적이라는걸 모른채..

  • MADSEN · 510013 · 14/12/05 21:47 · MS 2014
    회원에 의해 삭제된 댓글입니다.
  • 연세돌이13 · 439605 · 14/12/05 21:50 · MS 2013

    정말 명문입니다. 종종 동사서독님 보면 참 뭔가 문무(?!)를 겸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ㅎㅎ 출처 밝히고 저도 퍼가겠습니다~!

  • 독서실아찌 · 266900 · 14/12/05 22:57 · MS 2017

    정말 좋은 글이라서 오랜만에 댓글 남깁니당 ㅎㅎ 감사합니다^^

  • Sturmschutz · 445267 · 14/12/05 22:58

    진보진영의 민중 지지자들은 정치경제학적으로, 사회과학적으로 분석할려는 시도보다
    인격폄하 같은 선전적인 수단을 통해 비판담론을 전개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않았죠.
    프로이센주의적 병영국가화는 급속한 산업화도 가능하게 했지만
    비민주성의 발현이라는 양면의 검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군요.

  • MADSEN · 510013 · 14/12/05 23:31 · M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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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수서울대 · 277647 · 14/12/06 12:58 · M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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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수서울대 · 277647 · 14/12/06 12:59 · MS 2009

    좋은 말씀이네요. 배워갑니다..

  • 제르맹 · 343315 · 14/12/06 17:25 · MS 2010

    전두환이 펼쳤던 3s 우민정책보다 수십년동안 답습하는 흑백논리식 편가르기가 훨씬 국민을 조롱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공부는셀프 · 528639 · 14/12/08 09:28 · MS 2014

    맞는 말이네요. 저도 책을 읽으면서 편식을 자주하는 편이였는데 그러면서 제 의견이 옳다고 여긴 적이 한 두번이 아니였던 것 같네요. 좋은 글 읽고갑니다-

  • 서울대 ㄱ ㄱ · 498414 · 14/12/10 14:15

    어쨌든 마지막에 경제성장과 하등의 연관도 없는 자기욕심채울려고 유신시작한건 ㄹㅇㅍ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