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존재에 대한 변(辨)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3842972
메인에 논쟁이 불붙은 것을 보고 어제 간단한 글을 썼는데, 오늘 보니 너무 산발적이길래 조금 더 정돈해서 페북에 올린 글을 복붙합니다. 신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주장입니다(절대 존재한다거나 존재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 입장은 불가지론에 가깝습니다).
과학과 논리로 신을 부정할 수 있을까? 신이 존재할 수도 있고, 신 존재가 과학적 진리와 배치되지 않는다는 생각을 논리로 풀어보고자 한다.
일부 무신론자들은 인간을 지배하는 생물학적 법칙이 신 존재를 부정하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인간의 존재는 몸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들의 물리적/화학적 활동으로 환원될 수 있고, 따라서 영혼이나 신과 같은 영적인 존재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게임 캐릭터를 한 번 생각해 보자. 내가 →버튼을 누르면 캐릭터는 오른쪽으로 움직이고, ←버튼을 누르면 왼쪽으로 움직인다. 마찬가지로 공격 버튼을 누르면 칼을 휘두르고, 특정 단축키를 누르면 포션을 흡입한다. 이 캐릭터들을 보면 그들은 스스로의 의지가 아닌 물질적인 인과관계(예를 들어, 공격 버튼이 눌림 -> 게임의 신호로 변환, 전달됨 -> 화면 속의 캐릭터가 공격을 함)에 종속된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들을 조종하는 배후에는 우리, 즉 게임 유저들이 있다. 게임 서버라는 제약 속에서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그 '움직임'의 근거는 외부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응관계를 현실에 적용해 보자.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는 어쩌면 게임 설계자가 구축해 놓은 가상세계와 같을지도 모른다. 우리의 몸을 움직이는 비물질적 존재가 따로 있고(신이든, 악마든, 영혼이든), 생물학적 법칙들은 그것의 의지가 현실에서 구현되는 방식에 불과하다면? 이렇듯 물질을 벗어난 외부의 존재를 상정한다면 과학적 법칙과 신의 존재는 충분히 공존할 수 있다.(참고로 영혼의 존재와 신의 존재를 거의 동일선상에서 논했는데, 대부분의 경우 함께 논의되는 개념이므로 넓은 의미에서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오히려 신이나 적어도 유사한 무언가가 존재해야 할 개연성은 있다고 본다. 아퀴나스의 주장을 빌려 논의해 보겠다. 인간의 '논리적' 사고에는 인과율에 대한 믿음이 내포되어 있다. 어떠한 현상이 있다면 그것을 일으킨 원인이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존재에 대해 인과관계를 끊임없이 적용해 본다면 어떻게 될까? 나는 부모님이 나를 낳아주셨기 때문에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부모님은 조부모님이 낳아주셨기 때문에 존재한다. 이와 같이 우리의 존재 원인을 끊임없이 소급해 간다면 결국 우주의 기원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우주는 도대체 왜 생겨났는가? 우주 존재의 원인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우주 역시 현실에 나타난 하나의 현상에 불과하기에, 인과율이 필연적이라면 우주에 대한 원인 역시 존재해야 한다. 결국 이러한 논리 게임(?)을 계속해 가다 보면 이 세상의 기저에는 더 이상 소급할 수 없는 절대 원인이 있어야 한다. 그것이 어떤 존재인지, 다시 말해 인격적인 신인지 인간과는 무관한 자연의 작동 원리인지는 논리로 해명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알 수 없는 미지의 무언가가 있어야만 '논리적 정합성'을 갖출 수 있고, 그것이 신이 아니라는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적으로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은 오류라는 생각이다.
편의상 반말체를 사용한 점 이해해 주세요.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이감 1
ㅈ같다 계속 60 후반 70중반 왔다갔다 거리는데 어캄 진짜
-
역시 사설은 시간운용하기 위한 용도인가.. 내 감각이 사설로 망쳐지고있는건지 진짜...
-
참 머싰네요
-
다 imf로 예상하는 이유라도 있나요
-
어제 히카 풀었을 때는 92 나왔는데 오늘 킬캠 68 나왔어요ㅋㅋㅋㅋ.... 이게 맞나......
-
일어나는 시간 당기면 저절로 일찍 잘줄 알았는데 걍 일어나는 시간만 당겨져서 며칠째...
-
콜록콜록 18
아파서 집중안됨
-
평소에 문잡아주고 먼저가게 멈춰주니까 똑같이 대해주노 ㅋㅋ 다들 수능화이팅~
-
앞으로도 잘 부탁등립니다 이러면 무지개테 가능???????
-
점심 추천해줄 7
옵붕이 없나
-
이감 6-9 3
87점 14 15 16틀 33 34틀 인문 너무 시간끌려서 15 16 버렸는데...
-
안녕하세요 예비 고3 입니둥. 시대인재를 내년에 다니고 싶은데 학교가 좀 떨어져있늠...
-
정답률 비슷했을듯 애비는 그렇답셔도 애미가 환상인지 아닌지 끝까지 못알아차릴거같음
-
69 1등급 작수 높2였는데 사설만 풀면 계산 꼴아박고 좌충우돌 우당탕탕 뇌절치다가...
-
언기생지 순으로 높2/높3/중2/높2 영어는 2등급이고 수학이 변동 폭이 좀...
-
오래된 생각
-
등급컷 나와있어요?
-
좋은 아침입니다 15
오늘도 힘찬 하루!
-
이감 푸는데 맨날 70점대 나와서 풀기 싫어짐.. 또 점수는 내려가면 내려갓지...
-
종 치자마자 치타처럼 들어갔는데 전진은 못하고 아날로그 시계 볼 때마다 분침이 훅훅...
-
잠 좀 자야겠다 진짜
-
이걸로도 쎈츄가 되나 이퀄임
-
오늘은 놀거얌! ㅋㅋㅋ
-
자꾸 고민이어서 여기다가 일기장마냥 쓰게되네.. 모든 지문을 다 볼려고하면 정확도가...
-
똥 마려우니까
-
헉
-
뭐지 깨달은건가 시간 쥰나남아서 게딱지 다시봄 독1 문1 언1 쉽게 풀었네 제발...
-
독립시행인거 아는데 줄때됐다 탐구11도.
-
언매러들아 10
훑는다-> 이거 자단 두 번 적용이야 한 번 적용이야? ㄹㅌ-> ㄹㄷ->ㄹ인가?
-
진짜 손 벌벌 떨릴 것 같음.... 빠른채점도 떨려서 못누르는데 내 손으로 채점을 어케해 ㅜㅜㅜㅜ
-
다들 이기간 3
뮤슨 공부하면서 버팀??
-
이감은 호머식 채점이 많아서 그런가 난이도에 비해 컷이 많이 높은 느낌이 있는데 저만 그런가요?
-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전과목 답지가 나온다
-
해주세요 4일동안 풀거
-
킬캠5회 0
수능이면 1컷 몇일까 1-5중에 젤 맛있는듯
-
설맞이 s1-3 0
85분 100점(확통) 3회차가 제일 좋네요 1,2,3회차 순서대로 좋아지는...
-
메가스터디 앱 들어가보면 '명문대 선배 멘토링'이란 게 있는데 갑자기 공부하다가...
-
15 20 22 29 30 틀 80 ㅋㅋㅋㅋ 22 아 풀 수 있을 것 같은데 하다가...
-
본문은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
6평 볼땐 에이어 다 맞았는데 6-4 비슷한 주제였고 문항 스타일도 비슷했는데 이건...
-
직접 제작한 모의고사입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 있으면 받아가세요~
-
[수능 전날 체크리스트] ✔️ 수험표 ✔️ 가채점표(안 쓰긴 했음) ✔️ 수능 시계...
-
왜 2점짜리만 주구장창 틀렸지…. 거의 역배점 수준….
-
릴스에 좋은 거 뜨면 팔로우하면 다 뜨니까 계정 캡처함 ㅋㅋ
-
괜찮았던 회차나 꼭 풀어야 할 회차 추천해주세요
-
사설 풀 때 내가 진짜 잘못생각해서 틀린건지 아니면 만약 평가원이 정답선지...
-
나보다 더한 물소있음? 10
내 팔로잉 목록 전부 여르비임
첫번째 댓글의 주인공이 되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