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스트, 창조경제의 모델 제시[과기특성화 5개 대학을 가다] ⑤ 유니스트 산학협력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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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벤처기업의 요람인 미 서부의 실리콘밸리,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리서치 트라이앵글, 그리고 중국 베이징의 중관촌…. 이같은 세계 최고의 첨단과학기술단지 배후에는 스탠퍼드대, 듀크대, 칭화대와 같은 최고의 과학기술대학들이 존재한다.
국내에는 한국과학기술원, 광주과학기술원,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울산과학기술대학교, 포항공과대학교 등 과학기술특성화 5개 대학이 기술사업화를 위한 선도모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를 위해 5개 대학은 지난달 ‘과기특성화대학 기술사업화 선도모델 구축을 위한 MOU’를 체결하고, 우수한 인재양성과 연구개발을 통해 세계 수준의 혁신기업과 창업엘리트를 배출하기로 했다.
지속가능한 창업기반 조성과 사업화 촉진, 그리고 대학간 협력과 융화, 창업걸림돌 제거를 골자로 한 ‘FIVE STAR(Science and Technology After R&D) Initiative’를 통해 ‘제2의 과학기술 입국’을 이끌고 있는 과학기술특성화 5개 대학의 산업협력단과 그 구성원들의 활동상과 미래상을 차례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 5개 과기특성화대학의 막내…그러나 꿈은 더 크다
일본 도쿄대, 싱가포르국립대, 그리고 독일 괴팅겐대….
각 나라를 대표하는 명문 국립대들이다.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법인화 국립대라는 것.
우리나라의 경우는 지난 2011년 12월 서울대가 법인화가 되는 과정에서 교육계의 주요 이슈로 떠오르기도 했다.
서판길 유니스트 산학협력단장(연구부총장)이 유니스트 산학협력의 미래를 설명하고 있다. |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설립된 대학인만큼 많은 부분이 혁신적입니다. 국내 대학 중 유일하게 전 강좌 100% 영어강의를 도입했으며, 사이버캠퍼스망이 구축돼 언제 어디서나 수강이 가능합니다. 지역사회의 전폭적인 지원도 남다르고요.”
서판길 유니스트 산학협력단장(연구부총장)은 유니스트가 개교한지 불과 4년만에 다른 과기특성화대학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지역사회의 아낌없는 투자가 큰 힘이 되었다고 밝혔다.
실제로 울산광역시는 유니스트에 연 150억원씩 10년간 총 1500억원을 지원한다. 유니스트가 위치한 울주군 역시 연 50억원씩 10년간 500억원을 지원한다.
이렇게 마련된 2000억원은 모두 연구 인프라 구축과 우수 교수진 및 학생을 유치하는데 쓰이고 있다. 첨단 연구시설 기기가 있으니 최고의 교수진이 모이고, 최고의 교수진이 있으니 우수한 학생이 입학해 연구를 하는 연구중심의 선순환이 정착된 것이다.
“유니스트에는 다른 4개 특성화 대학에 없는 게 있습니다. 산학융합지구 참여가 바로 그것인데요. 대학연구소가 산업단지에 직접 입주해 대학의 연구역량과 산업단지의 역량을 융합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유니스트 참여한 산학융합프로그램은 ‘프로젝트 랩’과 ‘비즈니스 랩’ 등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프로젝트 랩이란 학부 학생이 지도교수의 랩을 통해 산학협력 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현재 빅데이터, ERP(전사적자원관리), 의료영상처리 기업 등 5개 기업의 기술 고도화에 참여하고 있다.
프로젝트 랩이 협력 중심이라면 비즈니스 랩 창업 중심이다. 학교의 기술을 신사업 창출로 연결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기술혁신, 창업보육, 기술이전을 통해 창업을 지원하고 아이템 발굴 및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 유니스트는 우수기술을 창출하고 보호하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발명인터뷰제를 운영하고 있다. 발명자들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기술 컨설팅을 하며 유망기술의 사업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특허변리사가 발명상담실에 상주하며 발명 및 기술 상담도 해주고 있다.
지난해만 34차례의 발명인터뷰제를 진행해 52건의 우수기술을 발굴하고, 79건을 출원 완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유니스트는 기술사업화 강화를 위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미국 조지아텍과 함께 ‘유니스트 인터내셔널 인큐베이팅 센터(UNIST IIC)’를 마련해 곧 운영할 계획이다.
서판길 단장은 “조지아텍의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교원과 학생창업 과정은 물론, 일반인들의 창업 프로그램 등을 운영할 것”이라며 “나중에는 조지아텍에 유니스트 사무소를 설치해 유니스트의 기술을 미국에 팔겠다”며 세계로 나아가는 유니스트의 글로벌 비전을 강조했다.
북반구 중심의 지도를 보면 유니스트가 위치한 울산은 한반도의 맨 구석이지만, 지도를 꺼꾸로 하면 세계로 향하는 관문에 다름 아니다. 5개 특성화대학의 막내지만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이유다.
◆ 끈질기게 위대하게- 2차전지 신소재 개발 조재필 교수
유니스트 친환경에너지공학부의 조재필 교수. 2차전지 소재 분야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조재필 교수는 유니스트가 낳은 스타 중의 스타다.
조재필 교수가 유니스트 연구실에서 자신이 개발한 2차 전지 신소재 관련 제품을 보여주며 설명하고 있다. |
유니스트는 조 교수의 기술이전으로 이른바 ‘대박’을 터트렸다. 조 교수의 2차전지 소재 기술을 지역 벤처기업인 세진이노테크에 기술이전하고 총 64억원의 기술이전료를 받게 된 것.
이뿐이 아니다. 향후 20년 동안 매출액의 1%를 경상기술료도 받는다.
기술이전을 받아 시제품을 완성한 세진이노테크는 더 큰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내년 4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고, 2016년에는 연 14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이처럼 조재필 교수의 사례는 박근혜정부가 강조한 창조경제의 모범 모델이기도 하다. 1명의 창조과학자의 논문과 특허 등 원천기술이 기업에 기술이전돼 사업화가 되고, 이를 통해 경제활성화와 고용창출이라는 선순환이 이루어진 것이다.
조재필 교수는 “대학원 시절부터 1 8년간 계속 리튬이온 배터리를 연구해온게 지금 결실을 맺게 된 것이라며, 소재산업같은 이른바 ‘굴뚝산업’은 신기술 개발에 많은 시간과 자본이 필요하다”며 “정책에 있어서도 보다 장기적인 정책과 안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단한 기술인데 직접 창업하는 게 어떠냐”는 질문에 “이쪽 분야는 창업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 제품을 양산하기 위해 100억원대 이상의 투자금이 필요하다”며 “기술 이전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중요한 것은 창업, 기술출자, 기술이전과 같은 사업화의 형식이 아닌, 사업화의 내용에 있다는 사실을 조 교수의 성공사례는 말해주고 있다.
◆ 유니스트는?
UNIST는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 2차전지 분야에서 세계적 기업들이 모여 있는 ‘대한민국 산업수도’ 울산에 위치한 이공계 연구중심 과학기술특성화 대학으로, 2009년 개교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위치한 유니스트 전경. 올해 울산과학기술원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
2010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콘스탄틴 노보셀로프(Konstantin Novoselov), Lab CD 창시자인 마크 마두(Marc. J Madou), 생체신호전달 연구의 선구자 서판길 교수, 세계가 인정한 에너지 화학자 이재성 교수 등 융합연구를 선도하는 최고의 교수진들이 최고의 인재를 양성하고 있다.
UNIST는 또한 올 초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출판그룹 ‘Nature Publishing Group’이 발표한 2012년 아시아 태평양 연구역량 평가에서 국내 대학 9위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UNIST는 오는 2030년까지 세계 10위권 과학기술특성화대학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으로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다.
올해 안에 과학기술원 전환을 앞두고 있고, 대대적인 2단계 대학 캠퍼스 확충 사업도 착수해 세계적 과학기술대학으로서의 면모를 갖출 예정이다.
출처-공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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