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강사의 "내 수업들으면 합격한다"의 허(虛)점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32344321
안녕하세요 아레테입니다.
며칠 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쪽지와 댓글로 상담문의를 해주시는 분들이 너무너무너무 많습니다. 수시접수가 눈코앞으로 닥쳐왔으니 그렇겠지요.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의 질문이 결국 '그래서 나 논술합격 가능?'으로 귀결되고는 합니다. 몇 년간 계속되는 이 무의미한 질문에 저의 대답을 이제는 이 글로 갈음하고자 합니다.
앞으로는 지금부터 논술을 시작하면, 수능끝나고 논술에 올인하면 합격 가능하냐? 어떤 인강을 들으면, 대치동 현강을 들으면 합격 가능하냐? 혹은 저에게 수업을 들으면, 첨삭을 받으면 합격 가능하냐? 하는 질문들은 받지 않겠습니다.
죄송한데 이 모든 질문들의 답은 하나입니다. 안하는 것보다는 당연히 합격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당신의 합격을 보장하지는 못합니다.
인강업체와 사교육의 많은 논술 강사들이 '나를 듣고 합격한 학생들'을 광고하면서, 나만 믿고 따라오면 누구든 합격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죄송합니다만, 이것은 마케팅의 논리로 보아야하는 것이지 사실판단의 논리로 보아서는 안됩니다.
어찌되었든 논술강의를 통해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학생 수를 늘려야 할테고, 다른 강사가 아니라 본인을 선택해야만 하는 근거들을 보여주어야겠지요. 그러한 근거로서 가장 쉽게 그리고 소위 '낚기'쉬운 것이 합격자의 '수'를 '보여주는' 일일 것입니다. 이것이 마케팅이고, 판매전략입니다.
하지만 사실은 어떠할까요? 인강업체 탑클래스의 1타 논술강사를 듣는 수험생이 몇 명이나 될 것 같으십니까? 이번 연세대학교 문과의 논술 총 합격자 수는 124명입니다. 인문사회논술을 보는 모든 학과를 다 합쳐서 겨우 124명 합격합니다. 25일 14시 기준으로 발표된 '경영학과'의 지원자만해도 약 2900명 정도가 되네요. 1:70의 경쟁률을 가뿐히 넘어서 있는 과도 많습니다. 원서접수가 마감된 이후에는 얼마나 경쟁률이 치솟을지 모르겠으나 정말 단순하고 최소인원을 생각해보기 위해 '124명 X 60'만 해보더라도 7000명이 넘죠. 그러면 불합격한 약 6900명의 학생들은, 모두 논술공부를 해본 적이 없을까요? 이 중에서 논술1타강사의 수업을 들은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요..
다짜고짜 저에게 논술 합격 가능하냐고 물어보면, 저는 이 질문을 한 학생이 120명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말을 해줘야 할까요, 6900명에 들어갈 확률이 높다고 말해주어야 할까요....?
모든 대입논술 강사들은 합격시킨 학생보다 불합격시킨 학생이 많습니다. 논술 시험이라는 구조 자체가 그래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논술이라는 시험이, 고정된 개념학습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모집단이 많으면 많을 수록 합격자가 나올 확률이 커집니다. 잘나가는 인강 강사들에게 매년 자기 수업을 듣고 합격한 학생이 "무조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학원이 학생 수를 늘리기에 혈안인 이유 속에는 자기 수업 안듣더라도 합격했을 '그' 학생을 찾기 위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논술 실력을 보다 잘 끌어올려 줄 강사가 존재함을 부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강사조차도 합격자보다 불합격자가 많다는 사실을 아셔야한다는 거에요. 좋은 강사를 만나면 그렇지 않았을 경우보다 합격률이 올라갈 수는 있으나, 좋은 강사에게 배웠다고 해서 합격을 보장해주지는 않습니다. 대부분은 그 수업들어도 떨어져요. 당연한 말이죠. 그런데 이게 '나'의 상황으로 들어오면 객관성을 잃고 자신을 맹신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아무리 잘가르치는 강사에게 배웠다고 한들 내가 시험장에서 배운대로 쓰지 못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기도 하고요.)
이렇게 쓰고 나면, 그래서 논술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거냐고 묻는 분들이 있겠지요. 누구한테 배우든 떨어질거면 논술을 공부해서 뭐하냐는 질문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저는 모든 시험공부가 '운'의 영역을 줄여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 단순 지적욕구에 의한 공부나 학자로서의 공부가 아닌 모든 수험공부가 '운'의 영역을 줄여가는 과정이 맞다고 확신합니다.
여러분이 미적분을 공부하고 통계를 공부하지 않았다고 합시다. 다행히 시험에 미적분이 많이 나와서 성적을 잘 받았습니다. 만약에 시험에 통계가 많이 출제되었더라면 여러분은 시험을 조졌겠죠. 그런데 미적분도 공부하고 통계도 공부해두었을 경우, 시험문제가 미적분이 나오든 통계가 나오든 성적을 잘 받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출제의 불안정함을 줄이는 것이 운의 영역을 줄이는 것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문제에서 확실한 오답을 제거하는 것도 같은 논리로 이해할 수 있고요. 얼마나 운의 영역을 좁혀두었냐가 그 날의 시험 운을 좌우할겁니다.
논술도 마찬가지입니다. 특히나 논술은 다루어 본 논제, 평소에 고민해보았던 주제가 출제되면 글쓰는 것이 훨씬 수월해집니다. 논술을 운빨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 운빨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요. 하나는 응시자들의 수준이고, 다른 하나는 출제된 문제입니다. 하지만 실력이 갖추어져 있다면 이 운빨의 힘을 어느 요소에서라도 조금이나마 줄여볼 수 있을거고요. 내 실력을 높이면 응시자들의 수준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이 줄어들 것이고, 많은 주제를 다뤄보면 출제된 문제에 따른 적응력이 달라지겠죠. 다른 시험들과 마찬가지로 이 운의 영역을 어디까지 줄였느냐가 논술의 합불을 좌우할겁니다...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어차피 성적순인데 왜 끄는거지..
-
인강민철 마더텅 2
강기분 했고, 새기분 넘어갑니다. 인강민철도 2월부터 시작하는데, 검더텅도 병행하면...
-
안타까움
-
몇번인지는 알아야지 이것들아 ㅋㅋㅋ
-
독재가서 공부를 해버렸네
-
수시 합격해도 0
등록 안 하면 정시 쓸 수 있게 해줘야 함 ㄹㅇ 개같은 제도 누가 생각한 거냐 저건 말이 안 됨
-
언미화지 92 96 2 50 44 추합 돌겠죠..?
-
원래 시립대 교통공 갈려고했는데 부모님이 취업생각하면 동국대 시반가는게 맞다고...
-
기다리는 사람. 0
삼룡의 붙여주세요,
-
폰 바꿨다 3
캬캬캬
-
젊은날의 의무는 0
부패에 맞서는 것이다 -커트 코베인-
-
야호!
-
잘생긴 사람은 기억을 잃는대요
-
3차부터 전화추합이라서 전화 안오길래 막판에 사이트 한두번만 들어감 전화 안왔으면...
-
잘생긴 사람은 기억을 잃는대요
-
시대인대 관리 1
본인은 목시 붙어서 다닐 예정 성적 상 밑바닥반일 거 같은데, 학원에서 원생들...
-
룰을 배울 생각이 없음..하..지가 알려달라고 해놓고 한 경기동안 똑같은 것만...
-
ㅅㅅㅇ ㅇㅈㅎ 0
빼뱀 뺌 빼뱀 안타 빼뱀
-
친구가 나 아니냐고 사진보내던데 이거 누구냐 나 말고 이런 케이스가 있을리가...
-
동국대 셈퍼 9
동국대 나군인데 추합 가능할까요? ㅠㅠ
-
영희 이 미친새끼
-
새기분 시키고 0
기출정식 시키려고 가격 보니까 진짜 개혜자로 느껴짐
-
네.
-
행복한 얼굴을 한 사람이 미운 것은 어떻게 결론을 내리면 좋을까 1
채워지지 않는 머릿속의 괴물 같은 열등감 틀리지 않았어 그래, 이러니저러니 하는 게...
-
전계정 70조 강화멸망전하고 접은거라 엄두가 안난다 콘솔피파는 그 맛이 안살아
-
우리 할아버지 롯데 다시 우승하는거 못 보고 돌아가셨다..난 볼거야..
-
넘 오래 걸린당
-
너무 추워..
-
고향 대구 부모님 삼성팬 초딩 때부터 야구 조기교육 착실하게 받아버림 ㅋㅋㅋㅋ 애기...
-
아직 70페이지까지 읽지 못했지만 오타가 너무 많은거 아닙니까? ㅠㅠ 그래도...
-
삼성 왕조 폐업하자마자 입문했음 2년동안 7등 10등 박았던가 그리고 개같이 접음
-
물론 한화를 선택해버려서 한국야구를 멀리하게 됐다는 ㅋㅋ
-
더 빨리 할 가능성은 없는거임?
-
삼성팬이라는 과 동기가 박석민 나바로 윤성환 장원삼을 모름 ㅋㅋ 최형우는 그냥...
-
노장이라 그런지 이것저것해서 첫달 납부료가 400이네요 ㅋㅋㅋㅋ….
-
강기분 문학에서 고전시가 푸는데 문장 해석이 어렵고 턱턱 막혀서요 피렘 고전시가 괜찮은가요?
-
입시 3년 만에 3예비를 예측 중인 나...
-
게게이게이게이게이이진짜 모름
-
영어기출문제를 꼼꼼히 풀어봐야 하는 이유(나는 이 문제를 풀어봤어요!) 1
(마우스 우클릭 후 새탭에서 이미지 열기를 하시면 크게 보입니다)
-
수학 기출 문제집중에 괜찮다 싶은거 있나요?
-
난 2시간 전의 나보다 강해졌다 수열의 귀납적 정의 죽이는 칼럼 쓸까
-
야개 씨발! 찬경하지않는담 넌 신의저주를받게대 진짜 갇뎀
-
수학 공부 시간 부족한 편인가요? 답변 부탁드립니다. 2
월~금 : 4~5시간 토 : 8~10시간 수학공부중입니다. 일요일에 강기원샘 단과...
-
담배 몇년생부터 1
가능한가요
-
얼버기 12
-
크하하하 0
.
-
상지한b 예비 4
올해는 몇 번까지 돌거 같음? 3개년 추합이 61,57,7x 이정도던데
-
카이스트 예비 1
추합은 수시로 들어가서 확인해야되나요 또 카이와 경한 님들은 어디선택하시나요?
-
상지 예비받았당 6
예비번호가 생각보다 긍정적이라 좋네요
얼론 2회차 해설은 주말에 업로드됩니다. 이것도 몇 분이 물어보셔서..
그래서 나 논술합격 가능?
ㄴㄴ
모든 대입논술 강사들은 합격시킨 학생보다 불합격시킨 학생이 많습니다. 논술 시험이라는 구조 자체가 그래요. 저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논술이라는 시험이, 고정된 개념학습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모집단이 많으면 많을 수록 합격자가 나올 확률이 커집니다. 잘나가는 인강 강사들에게 매년 자기 수업을 듣고 합격한 학생이 "무조건" 나오는 이유도 그 때문이에요. 학원이 학생 수를 늘리기에 혈안인 이유 속에는 자기 수업 안듣더라도 합격했을 '그' 학생을 찾기 위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짜 개공감
ㅠㅠ논술인원 엄청 줄어서 안타까움
그니까여..ㅠ 설대도 논술 만들어죠...
아레테하니깐 아테네 팀이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