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팅만 하다가.. 문득 생각이 들어 긴 글을 써봅니다.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15179956
오르비에 들어와서 글을 좀 보니, 정시 VS 수시 논란이 상당히 많이 과열되어 있더라고요. 항상 눈팅만 하던 사람이었지만 오늘은 글을 써봐야 겠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현재 수시가 아닌 정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제 고등학교 3학년 현역으로,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죠.
저는 이 논란에 대해서 얘기할 수 있는게 좀 많다면 많은 것 같습니다. 저는 특이한 이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철 없던 중3 시절에, 아무 것도 모르고 똥통 중학교에서 할 줄 아는거라고는 공부 밖에 없었기에 좋은 성적으로 옆 지역의 광역단위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에 지원을 하였고, 부푼 마음을 안고 간 학교는 지금까지 좋은 성적만 따왔던 저에게는 큰 장벽으로 다가오고 말았습니다. 우물 안 개구리였음을 자각하게 된 때가 바로 그 때 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대학을 가는 시대가 바야흐로 열렸다는 주변의 소리와 조언에 내신 성적을 거두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지역의 일반 인문계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게 되었습니다.
당시 전학을 가니, 학교 측의 반응은 실적 하나 올릴 수 있는 사람이 왔다. 라는 반응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저도 그 때까지는 그렇게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마음에 가득 차 있었죠.
그렇게 전학을 와서 내신 성적을 잘 내고 순항하던 차에, 저는 제가 몸을 담고 있는 학교의 수시 준비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본 학교는 외부 상을 기재하면 안되는 원칙을 어기고, 수상 정보를 알려 주면 내부 표창장 형식으로 바꾸어 다시 수상하여 생활기록부에 기재할 수 있게 하였고, 학교의 모 선생님은 입시 실적이 잘 나오는 동아리를 제작해서 운영한다는 이유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폭언을 일삼으며 윽박을 질러도 누구도 말 한마디 하지 못하는 실세로 군림을 했던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폭언의 내용은 대충.. 너네 애X들 내가 다 죽여 버릴꺼야~.. 등 이런 건 뭐 양반입니다.) 교내 성적 우수 장학금 수여 과정에서도 이과 학생의 장학금 자리를 더 만들어주기 위해 문과 학생으로 공시되어있던 장학금 자리를 없애는 등 부정한 모습이 파다했습니다.
갑자기 너무나도 학종을 준비하는 제 자신이 회의감이 들더라고요. 내가 어떻게 여기를 온 건데. 꾹 참고 버티면 나는 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제 마음이 너무나 불편했습니다. 부정한 일들이 학생부 종합전형이라는 명목하에, 입시라는 명목하에 공공연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눈감고 나도 같은 배를 타자니 그건 도저히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2학년이 되어 담임 선생님께 저는 더 이상 학종을 준비하지 않고, 정시를 준비하겠다 말씀을 드렸습니다. 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너 내신 따러 온거 다 안다. 여기서 넌 도망가면 실패자의 인생" 이라는 말 뿐이었고, 그 이후로 학교 생활은 다툼의 연속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지금까지 꿋꿋하게 정시를 준비했습니다. 남들이 저를 보고 바보라고 말합니다. 편히 가는 길 버리고 대체 왜 그렇게 힘들고 사람이 못할 짓 하려 하느냐. 비율도 이제는 8:2다.. 그렇게 얘기합니다.
하지만 저는 그럴수록 저 나름대로 확신이 섰습니다. 비록 오르비 회원 분들이 보기에 제가 겪은 상황이 너무나도 특수한 상황일지라도, 저는 반드시 누구의 부정한 도움없이,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서 점수를 얻고 합당하게 대학을 갈 수 있는 이 지푸라기와도 같은 정시를 잡고 싶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이 준비하는 19수능러들 힘내요. 화이팅!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션티 kisstart 들을려고 살려하는데 다음 패스 나올때 사는게 맞을까요? 책이...
-
고2 모고 3뜨는데 현재 뉴분감 시냅스 하고 있어요! 2주 잡으면 다 끝낼 것...
-
내일은 0
이로운모 시즌1을 풀어보겠어요
-
달이 빨개 2
블러드문인가 뭐시기 그건가
-
국어 : 정석민 수학 : 김범준 + 강기원 영어 : 이영수 생명 : 한종철 지구 :...
-
정말 뜻깊게 읽었습니다.몰입감도 훌륭하구요.등장인물들의 내면세계에 공감하면서 읽으니...
-
그 후는 못 느낄 것이니
-
현타오네 0
군수 할 생각으로 2학기 휴학하고 내년 초 카투사 입대 전까지 수능 공부하는데 또...
-
. 2
-
근데 하루 전으로 돌려보내주면 잠을 똑바로 잘거긴함
-
한국외대,경희대,중앙대,동국대 인문논술 합격하신 분들 중 복기 답안 파실 분 계신가요??
-
의외로 해야 할 거 많고 의외로 할 거 없음 두 말이 모두 공감될 거임 끝나고 나면
-
기사사진이라는게 구라같음
-
양옆자리 탭으로 유튜브봄, 담요덮고 개때잡 사탐 시발점 이중에 하나 하고있는 애들...
-
진짜 지금 상태 0
미분방정식이랑 기하학개론 진짜 패고 싶음
-
작년에도 오르비에서 전쟁날 수도 있다고 딱 이맘때쯤 난리 났었음 ㅋㅋ
-
국어 실모 0
국어 실모 풀려하는데 뭐부터 풀면 될까요? 이감에서도 순서? 같은 게 있어서 그냥...
-
444454 0
후..
-
1. 주인공이 비천한 출신 or 시련을 겪음 ex 간신배 2. 위험한 상황에서...
-
졷고수들이 국어는 무조건 기출이 압도적라는거를 얘기해도 이해못했는데 리트풀고 사설...
-
끝까지 집중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직 나 자신이 부족하다는것을 깨닫게...
-
10시쯤 자고 6시쯤 일어나는 것 같던데 일어나 있는 시간 동안 하는 게 똥글 싸기라 좀 그렇네
-
아기 현역 인증 10
휴..힘들었다
-
사랑해요 5
.
-
가로세로 어느쪽인지 맨날 헷갈림
-
이해원엔제시즌2 day 3개에 플러스 연계 기출 10개 풀 건데 이정도 풀면 보통...
-
그것을 위해서 일단 지금은 삼각함수를
-
일단 저는 저점과 고점이 차이가 엄청 심합니다 국어는 6모 3등급 9모 백분위...
-
이거 3뢰독하고 더이상 사설에 집착안함
-
국어 수학 영어 탐구 어느 과목 하나 쉬운 과목이 없었네요 원서영역 파이팅입니다
-
내가 좋아하는 래퍼 왜 부산에 있는 대학 축제엔 오지 않는거지.. 이건 인서울하고...
-
화자가 하고 싶은 말 : 잊어야 하는 것은 잊지 못하고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은 잊는...
-
개꿀팁임 재종 어디 가지 고민하면서 수능쳤더니 국어 커하찍음
-
수능독서 원탑은 0
BIS 아닐까
-
매e네보다궁금해서리뷰감상했는데시발나이20쳐먹고울뻔했네 불끄고하니까문학감상존나잘되노
-
잡시다. 2
울지 말고 잠이 들면 아침 해가 날아들거야
-
PR 0
요즘따라 profinite rigidity에 관심이 점점 생기는데 썩은물들 때문에...
-
꺼져 ㅆ발 3
연대로.
-
킹누 백일
-
160개 넘게 쌓여있어서 뭐부터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분명히 오답 복습하려고 쟁여둔...
-
연대 2
수험생 유의사항 보니까 이런 식이던데 한 칸 띄고 써야 하나요?
-
번호 변경 후 톡이 인증번호 이슈로 안들어가짐…
-
그거 아시나요? 2
연논 넣은 친구들은 와 를 들고 기도하면 합격확률이 높아집니다.
-
기출 다 못 했는데 문학 선별이라도 보는 게 좋음? 0
기출 걍 2회독하고 시험 보는 게 낫나? 독서는 기출이랑 리트300제까지는 다 할...
-
지듣노 ㅇㅈ 6
비오는날 들으면 더 감성적입니다
-
난 성욕에 지지않아.
-
설경제갈사람수면 4
잘자여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진짜 저런학교가 있군요...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한둘이 아니라는게 수시의 가장큰 맹점임;;
저 혼자만은 아닐꺼라는 생각이 들기는 해요.
참.. 세상은넓고 및힌 넘들은 많음.. 힘내시길영
응원 고맙습니다.
저도 00인데 정시로 달립니다. 같이 화이팅합시다
같이 힘냅시다! 이번 1년 후회없어야죠
용기있는모습, 소신있는모습 멋있네요 화이팅!!
응원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신념을 지키는 모습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