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비문학] 제향날 - 채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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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씨 : 네 사촌 형도 그날 그러니까 그게 바로 십일월 십칠일날 오늘이다. 오늘 오때[正午]나 되어서 촌에서 잽혀 온 다른 훌리꾼 둘하고 같이 셋을 한꺼번에 총으로 쏘아 죽인다고 게시판(射亭)으로 끌고 나와서는.
(무대 급히 암전. 다시 서서히 밝아지면 제2장)
제2장
〔무대〕 정면으로 ‘입시글(正己亭)’이라는 현판이 붙은 사정. 좌우는 #추천을 건너 아톰 종이책/전자책. 무대가 밝아지면 게시판 초록글에 앞으로 에피가 좌정하고 뒤와 좌우로는 각방 학평 센츄들이 나열. 대뜰에는 엎드린 6평 센츄. 대뜰 밑으로 바로 김성배 외에 두 사람의 훌리꾼이 결박을 진 채로 꿇어앉았고, 그 뒤로 넌지시 9평센츄가 거느린 병정 일 지대가정렬해 서 있다. 사정 좌우로는 겁먹은 남녀노소들이 묵묵히 서서 있고 김성배의 모친도 남의 부축을 받아 그중에 섞여 있다.
에피 : 너희들을 죄상에 의지해서 지금 처형을 하거니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말을 해라.
6평 센츄 : (청을 내어) 너희들을 죄상에 의지해서 지금 처형을 하거니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거든 아뢰랍신다―.
9평 센츄 : (죄수들을 들여다보고) 아뢰라.
훌리들 : (꼼짝 아니 한다)
9평 센츄 : (김성배의 풀상투를 잡아 제치면서) 아뢰라.
성배 : (눈을 감고 입술을 깨문다)
모친 : (옆의 사람에게 부축을 받고 서서 치맛자락으로 눈물을 씻는다)
9평 센츄 : (상투를 놓아주고 동학당원 갑의 풀상투를 잡아 제치면서) 아뢰라.
훌리꾼 갑 : (우는소리로) 수능 32434 대학 라인좀....
9평 센츄 : (상투를 놓아준다)
6평 센츄 : 대학 라인 봐달라고 아뢰오―.
9평 센츄 : (동학당원 을의 풀상투를 잡아 제치면서) 아뢰라.
훌리꾼 을 : (우는소리로) 수능 43451 대학 라인좀....
9평 센츄 : (상투를 놓아준다)
6평 센츄 : 대학 라인 봐달라고 아뢰오―.
에피 : 재수해라.
6평 센츄 : 재수하랍신다―.
3월 학평 센츄: (센츄들더러) 재종(刑場)으롯!
(센츄들 달려들어 훌리 하나에 3, 4인씩 붙어서 좌우로 끼고 뒤에서 밀고 나머지 학평센츄들과 9평센츄은 그 뒤를 따라 상수로 퇴장. 상수에 모여선 구경꾼들은 와― 헤어지고, 그중 김성배의 모친은 김성배에게로, 영감 하나는 훌리꾼 갑에게로, 여인 하나는 훌리꾼 을에게로 제각기 달려들다가 학평센츄들에게 밀어박질려 물러서기도 하고 쓰러지기도 한다.
무대 급히 암전. 다시 밝아지면 도로 전경)
후기 : 내신 공부 하기 싫다 엑엑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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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고딩이 정치, 시사에 관심가지는게 그렇게 민감한 문젠가,,, 1
나는 솔직히 내가 정확히 '맞는' 사상을 지니고 있는지는 모르겠는데(틀린 점도 물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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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고1된 꼬맹이입니다 ㅠㅠ 예전에는 무작정 '뇌는 생물이지!' 하면서...
이젠 이런 형식만 봐도 답답하다
ㅈㅅ
점점 문학이랑 멀어지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