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불안하고 공부가 안되시는 분들을 위한 글
게시글 주소: https://o.orbi.kr/00012121312
“쌤 오늘 너무 집중이 안 돼요.”
“왜?”
“아 그냥...수능날 갑자기 폭망하면 어떡해요. 나 진짜 이 짓거리 1년은 더 못하겠는데.”
“수능이 갑자기 망하진 않아. 열심히 했으면 잘 보게 돼 있다.”
“아니 그래도... 쌤 집중 너무 안 되는데 재밌는 얘기 좀 해주심 안돼요?”
“재밌는 얘기? ㅋㅋㅋㅋ 그래 너 수학 좋아하니까 맞춤식으로다가 해줄게”
나는 종이 위에 좌표평면을 그리고 y=x 그래프를 그렸다.
“아 뭐에요. 재밌는 얘기 해 준다면서요 ㅠㅠ”
“글쎄 가만 있어봐. 이 그래프 이름이 뭐야?”
“y=x요. 너무 쉽네”
그 다음 그 오른쪽에 새로운 좌표평면을 그리고, 이리저리 끊기고 접히고 꺾인, 못생긴 그래프를 그렸다.
“자 그럼 이 그래프 이름은 뭐야.”
“아 이걸 어떻게 알아요;;; 불연속점하고 함숫값하고 구간별 함수하고... 그런 걸 줘야지!”
“ㅋㅋㅋㅋㅋ그렇지. 자 그러면 두 그래프를 놓고서, 네가 평가원장이야. 둘 중에 뭐가 더 눈길이 가? 뭘 문제로 내고 싶어?”
“당연히 오른쪽 거죠.”
“그래. 이제 x축을 시간이라고 하고, y축을...뭐라고 둘까. 잘나가는 정도?라고 둬 보자.
그럼 이제 이게 인생 그래프야. 자, 아마 사람들은 y=x 그래프를 살고 싶어하겠지.
아니다. 요즘 금수저 은수저 하는데 y절편이 아예 100인 사람들도 있지. 그런 사람들은 아마 기울기도 졸라 클거야. 한 y=100x+100 정도 되려나.
아무튼, 근데 말이지. 사람들한테 두 그래프를 줬을 때, 어떤 그래프를 더 뚫어져라 쳐다보고 더 관심을 줄까. 어떤 그래프가 크게 놓고 봤을 때, 더 주목받는 그래프일까. 크게 보자면 여기저기 끊긴 그래프라는 거야.”
“에잌ㅋㅋㅋㅋㅋ 이건 좀 약 파는 것 같은데요 쌤.”
“ㅋㅋㅋㅋㅋ 맘대로 생각해. 근데 내가 너보다 얼마나 더 살았다고 인생 운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너보다 입시는 미리 겪어본 입장에서 말해주자면, 수능만큼 불연속적인 인생 이벤트도 없더라고.
수학적으로 말하자면, 보통은 미분 불가능하더라도 연속은 하거든. 근데 이거는 완전히 끊겨가지고 미분도 안 되는 거야. 그냥 하루아침에 저 밑으로 뚝. 그렇게 재수하러들 많이 가지. 물론 갑자기 수능 대박쳐서 저 위로 올라가 있는 친구들도 있겠지만.
그런데 좀 많이 착각하고들 있는 게, 만약에 뚝 떨어져 버렸다고 하면 인생 잘못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거야. 왜? 내 미래가 계획한대로 안 풀리니까. 사람이란 게 자꾸 계획을 짜고 그거에 맞춰서 주변 환경을 변화시키려 들다 보니까, 이게 뜻대로 안 되면 패닉에 빠져. 쉽게 말해서, 내 머릿속에는 y=x를 잘 그려 놨는데, 갑자기 예정된 함숫값이 사라졌어. 그럼 얼마나 멘붕이야. 식 자체가 틀린 거잖아.
근데, 살면서 내 뜻대로 일이 따라 줄 리가 없어. 그렇잖아. 운이란 것도 분명 있고 그럼 불운이란 것도 존재하지. 네가 수능장 가다가 교통사고가 날지 벼락을 맞을지 누가 아냐고. 쉽게 말해서, 불연속 게릴라들이 네 주위에 늘 도사리고 있다는 거야.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함수를 못 세우는데.”
“그럼 구간 나눠서 세워야죠 뭐.”
“이제 말이 좀 통하네. 맞아. 인생 그래프가 한 번에 그려질 거라는 생각 자체를 버려야지. 그럼 이제 구간 나눠서 그려야 되는데, 그럼 뭐가 필요해?”
“일단 불연속점이 어딘지 알아야 되고...”
“바로 그거지.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우리 인생인 x축에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어디냐 하면, 아이러니하게도 높은 함숫값을 갖는 x가 아니라, 불연속되는 바로 그 x값이라는 거야. 거기서 네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너의 인생 그래프가 좌지우지되는 거지.
근데 밑으로 푹 꺼져도 상관은 없어. 위로 솟구쳐도 상관없고. 다만 중요하고 확실한 건, 이런 임의의 함수를 소개할 때 불연속점부터 이야기하듯이, 네 인생을 이야기하고자 할 때 지금 이 시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갈 만큼 귀중하고 소중한 시간이라는 거지.
살다 보면 뜻대로 참 안 되는구나 싶을 때가 종종 있을 거야. 아마 너도 거의 스무 살 먹었으니까 많이 겪어 봤겠지. 그래도 대학교 오면 주변이 소란스러워서 아마 더 많이 느낄 텐데... 어쨌든, 갑자기 인생이 내 뜻대로 안 된다 싶을 때, 아니면 갑자기 어찌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벽에 부딪혔을 때, 상황이 너무 급격하게 변하고 있을 때, 그럴 때마다 정신 가다듬고 생각해봐.
‘예상대로 안 풀리는 지금이, 가장 중요한 때다.’ 라고.”
수능 한 달도 안 남았다
열심히 공부해서 대학 붙자 우리 과외돌이
출처 : 페이스북 서울대학교 대나무숲
0 XDK (+0)
유익한 글을 읽었다면 작성자에게 XDK를 선물하세요.
-
캐릭터가 밈도 그렇고
-
그래서 16회분 쌓여있음
-
쏟아지듯이 내 몸을 올려~...
-
그정도면 인생이 망하지는 않는거잖아? 심지어 무휴학이라 2학년 진급도 되고 학점도...
-
"네가 아무리 커하를 높여봐야 내 커로보다 낮다"
-
다보여요.
-
배기범 씨발놈 문제 존나어렵네
-
작수때 생지 두과목 등급이 5등급/2등급 입니다 둘다 개념 베이스입니다. 내년에...
-
푼것보다 안푼게 압도적으로 더 많음
-
작년 파이널이랑 비교하면 더 어려운가요? 상상 이감 강케이같은..
-
안정 3 ~ 높2 맞는게 목표인데 어디까지 맞아야하나요 0
제가 좀 계산할때 이중 계산을 해서.. 시간이 좀 걸려요 1~10 11~15...
-
제목 그대로 언매 파이널 모의고사 풀어보신 분 있을까요?
-
니네 고사장에선 니가 1등이다 현역새끼들 답맞추는거 들리면 허수새끼들 어지간히...
-
이해원 s4 0회 점수가 좀 맘에안들어서 좀 어려운거좀 잘 풀어보자 라는마음가짐으로...
-
둘이뭔가 비슷하게 느껴짐 맨날헷갈려서 입학처 사이트 몇번 잘못들어감
-
원플원이노 ㅅㅋㅋㅋ
-
고난도 문제,킬러문제 집중 대비하려고 샀는데 아직은 1/3 정도까지만 와서 그런지...
-
제발여 ㅠㅠ
-
가계도 둘다 3형질인데 1컷 46? 씨ㅣㅣㅣ비
-
있으신가요??? 긴장 별로 안하는사람들이 항상 잘보던데
-
대성마이맥 박선우 선생님 SEED와 고양이 강좌 교재 판매합니다. SEED 개념...
-
빼빼로 4개 받음
-
현돌모 시즌1 1회 15번 ㄹ인데요. ㄹ. 원초적합의 당사자들은 자신의 적대자에...
-
20번 문제 저자님 코멘트에서 태양 고도각 논리로 1,7월을 확정하시는데 이후에...
-
안녕하세요 2
제14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입니다
-
??? : 명문대 뱃지랑 눈알이 있어야 말에 힘이 실린다. 27
그래서 둘다 뺐습니다
-
안그러면 저처럼 또 공부해야됨 하 ……
-
지가 잘 때 코곤다는거 알거같은데 꺼질것이지 병신새기가 수능장에서도 저러다가 뚝배기...
-
쌍윤러이고 임정환쌤 하트는 끝났어요. 리얼 트레이닝 2회까지 끝났고 현돌 파이널은...
-
입 ㅛㅣㅁ심한데
-
누가 8
내 책상에 빼뺴로 올려두고 감 이거 고백인가
-
뭔 지 고능아라서 공부잘한다는 말을 저렇게 장황하게 하노 ㅋ
-
님들 영어 시험장에서 21
36 37번 순서 문제 2개 아무리 풀어도 BAC BAC로 ② ② 38 39번 삽입...
-
연계 정리 3
연계정리 뿌립니다. 제 의견 없고요 5대 실모(봉바상한 + 강케이) 마지막 3회분...
-
멍청해서 2도안나온다생각하니까 ㄹㅇ죽고싶네
-
지방이고 이과인데 국어 수학 과탐 선택과목 다 똑같고 제2외국어까지 똑같은거...
-
목표 대학 적고가 36
궁금
-
202309물리 2
20번 역학 진짜 못났다 사람을 힘들개 하네 2309로 이번 수능 물리 나오면 1컷...
-
왜 긴장이 안되지;; ㄹㅇ 올해 수능악몽도 하나도 안꾸고 잘잠 너무 긴장이 안되니까...
-
실모볼때 보통 30-40분 안에 6개 빼고 다 돌린 후에 해당 문제들 들어가는데...
-
이거 썸인가요? 엄마 친구분이 저한테 빼빼로 주셨어요 3
연애감정 느껴지는데...
-
안녕하십니까? 수험생 여러분 제 20대 大 일본제국 남조선 주 총통 윤 석 열...
-
다시풀었는데도 에이어에서만 4문제가 나가네 하아..
-
아 시발 공학이라서 오늘 학교에 빼빼로 지랄이었음
-
머 연계될까융? 예측 ㄱㄱ
-
뭐 신청할때 내 폰번호 말고는 안적었던거 같은데 부모님이나 뭐 집 우편으로 연락...
-
초코랑 마카롱은 몇개 받음
신선한 글이네요 감사합니다
갓서울대생이다 진짜...
2015년글 고전...
추천합니다 ㅜㅜ
오우쮓
와우... 소름
와우
누가 조국의 미래를 묻거든 관악을 보게 하라
역시 서울대는...잘하는 사람들만 가는게 맞네요
진짜 캡쳐해두고 두고두고 읽어볼만한글ㅋㅋㅋㅋ
이걸 이렇게 표현하다니 구구구구대 클라스
와....비유오졌다